외국인 성폭행 피해자의 진술을 공개적으로 반박하는 서한을 페이스북에 게시해 2차 피해 논란을 일으켰던 용산경찰서는 7일 “유감”을 표명했다.
일본에서 영어강사로 일하는 호주 출신 에어드리 매트너씨(25)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9월 휴가차 한국에 왔다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 후 그녀는 온라인 기금모금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한국 경찰의 부실한 대응과 수사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녀는 경찰이 모욕적인 말투로 질문하고, DNA 채취 및 증거 수집에 실패했으며, 수사 과정을 피해자에게 알리지 않는 등 무성의한 조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자 경찰은 지난 1일 매트너씨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경찰은 그 동안 언론에서 다뤄진 피해자의 진술이 수사 내용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그녀의 DNA 검사 결과, 수사 진행 사항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한국어와 영어로 게재했다.
이 게시글에서 경찰은 사건발생 즉시 지정 병원으로 피해자를 안내해 증거물을 채취하고, 용의자의 DNA를 확보했으며, 그녀의 혈액과 소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약물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밝혔다. 또 통역인과 신뢰할만한 사람들 조사 과정 중 대동하게 해 그 과정에서 모욕적인 질문은 없었으며, 조사 과정을 대사관을 통해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이 게시글을 본 매트너씨는 “나를 공개적으로 괴롭히기로 작정한 것”이라며 “한번도 나에게 수사 과정을 알려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국내외의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댓글을 통해 경찰이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망각하고 평판을 지키려고 피해자를 공개적으로 망신시켰다며 반발했다.
경찰은 페이스북 오후 2시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4월 1일 사건 수사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기 위하여 게시글에 대한 답변서를 페이스북에 게재하였으나, 본의 아니게 논란이 야기되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문제가 된 경찰의 게시글은 삭제했으며, 이번 사건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코리아헤럴드 옥현주 기자 laeticia.oc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