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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넘치는 온라인 北체제선전, 당국은 ‘몰라요’

April 6, 2016 - 09:33 By 박세환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북한의 국영방송 조선중앙방송위원회가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선전물 영상들이 아무런 아무런 제재 없이 올라오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유튜브 관련 채널을 검색하면 600여개의 대(對)남 선전 영상물이 쏟아져 나온다.

해당 채널은 북한 국영방송 ‘조선중앙방송위원회’가 운영하는 방송국으로, 평일 오후 3시부터 10시 30분까지 북한 전역에 뉴스와 선전 영화, 교양 프로그램 등이 방영된다. 

온라인 상으로 대(對)남 선전 영상물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어 논란이 될 전망이다. (유튜브)
문제는 국내에서도 유튜브를 통해 북한에서 방영되는 뉴스, 기록영화, 혁명가요 등의 북한 체제유지 영상물들이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그대로 노출된다는 사실이다.

특히 지난 1월 강행된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해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는 내용의 북한 당국 성명도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 올라온 조선중앙TV 뉴스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최고존엄에 대한 치떨리는 도발망동을 부렸다’며 ‘역적패당의 소굴부터 초토화’하겠다는 내용이 여과 없이 담겨 있다.

이 외에도 김일성 주체사상 홍보 영상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기리는 홍보물도 확인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채널 외에도 다수의 북한 선전용 온라인 채널이 존재한다. 현재 ‘조선의 오늘’ ‘우리민족끼리(uriminzokkiri)’ 등의 관련 채널이 검색되고 있다.

북한 선전용 채널은 현재 구독자만 총 2만 4천여 명에 올라온 영상만 수 천 개에 달한다. 가장 최근에 올라온 영상은 5일에 올라온 ‘피맺힌 원쑤 미제는 승냥이’라는 제목의 대미 비판 홍보로, 미국을 비판하는 내용을 주로 담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 모든 영상의 제목은 영어로 쓰여 있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도 북한 정권의 당위성을 홍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어떨까? 지난 2013년 국내 한 일간지에서 기사를 통해 해당 문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올해(2013년)에만 이적 사이트 및 영상물 625개의 접속을 차단했고 적발되는 대로 유튜브에 있는 북한 채널도 접속 차단 조치를 내리고 있지만 일일이 모든 채널들을 차단하긴 힘들다’고 해명한 바 있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이 문제는 크게 개선되지 않은 듯하다. 유튜브는 미국에 서버가 있어 이적 동영상 삭제 조치는 내릴 수 없어서 방심위는 국내에서 접속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유튜브 채널 외에도 해외 인터넷 검색 사이트를 통해 북한의 대남 선전용 사이트에 우회 접속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회접속 방법을 공유하는 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본지는 서울 지방경찰청 보안 사이버계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조치 방안 등에 대해 질문하였으나 우회 접속이 가능하다는 사실조차 인지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탈북자단체인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는 ‘남남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북한의 대남 선전물이 대한민국 안방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며 ‘정부가 나서서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수수방관하고 있어 심히 우려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북한의 선전물 내용이 아무리 터무니없더라도 선전 그 자체로는 효과가 없을 수 없어서 정부와 국민도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코리아헤럴드 박세환 기자 s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