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대공 미사일 개발에 유독 집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일 김 제1위원장이 "새형(신형)의 반항공(지대공) 요격유도무기체계의 전투성능 판정을 위한 시험사격을 지도했다"며 "(미사일이) 적 공중목표를 정확히 타격 소멸했다"고 보도했다.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일 "북한이 낮 12시 45분께 단거리 지대공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는데, 북한이 시험 사격했다고 밝힌 신형 지대공 유도무기체계는 이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발사한 지대공미사일은 '북한판 패트리엇 미사일'로 불리는 KN-06인 것으로 우리 군은 보고 있다. 북한은 KN-06를 2010년 10월 당 창건 65주년 기념 열병식 때 선보였지만, 발사 장면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N-06의 시험발사는 우리 공군이 지난달 21일 F-15K, F-16 등 최신예 전투기를 대거 동원해 북한의 핵심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훈련을 한 것에 대한 대응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민군 전선대연합부대 장거리포병대가 지난달 26일 최후통첩장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공개사과하지 않으면 청와대를 타격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북한이 우리 군의 정밀타격훈련에 대해 크게 반발해온 것과 궤를 같이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우리 군의 공군력이 압도적인 우위에 있는 상황에서 KN-06을 처음 선보임으로써 대공 방어 능력을 과시하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양 욱 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3일 "북한의 발표대로 북한이 현대적 지대공미사일을 갖추게 된다면 우리 군이 보유한 F-15K, KF-16 등의 4세대 전투기에 상당히 위협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스텔스 전투기가 도입되기 전까지 상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재재와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 대한 반발 차원에서 무력 과시를 통해 한반도 긴장 국면을 이어가겠다는 북한의 의도도 엿보인다.
나아가 김 제1위원장은 KN-06을 비롯해 한국과 미국의 주력 전투기를 겨냥한 방어체계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그의 군 관련 공개활동 가운데 '반항공군' 관련이 절반 가깝게 차지했을 정도다.
북한은 최대 사거리가 260㎞에 달하는 SA-5와 SA-2, SA-3 등 지대공미사일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을 전방과 동·서해안 지역, 평양 지역에 집중적으로 배치해놓고 있다.
이는 북한의 핵 시설을 보호하고 북한 주민들 사이에 퍼진 공습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주장하는 핵 억제력도 한미 전투기들에 의해 핵시설이 타격을 받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북한으로서는 자신들의 핵을 지킨다는 측면에서 지대공 무기 개발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김일성이 생전 직접 언급했을 정도로 북한에서 지도부나 일반 주민들 사이에서 공습에 대한 공포가 상당하다"며 "KN-06 시험발사는 주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 달 7일 시작될 예정인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앞서 스커드(지난달 10일)와 노동(지난달 18일) 등 지대지 미사일을 통해 국방력을 과시한 북한이 자체 스케줄에 따라 이번에는 지대공 미사일을 선보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