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받는 19대 국회의 법안 처리 기회비용은 얼마일까?

우선 19대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 수를 살펴보자.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9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은 28일 오후 현재 1만 8,652건이다. 18대 국회의 1만 1,191건보다 발의된 법안 수는 7,461 건 늘었다. 하지만, 19대 국회에서 처리된 법안은 8,343건으로, 발의된 법안 중 44.72%에 불과하다. 



국회를 기업으로, 통과된 법안을 판매된 제품으로 본다면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판매도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19대 국회 임기 만료 시점인 5월 29일까지 남은 법안이 처리되지 못할 때 자동으로 폐기된다. 총 10,309건이 이번 국회가 끝나면 자동으로 폐기되는 것이다.

역대 국회에서 자동폐기된 법안은 16대 754건, 17대 3,154건, 18대 6,301건으로, 19대 국회의 자동폐기 법안 수는 ‘역대 최다’를 기록할 전망이다.

그렇다면 ‘일 못하는’ 국회의원들에게 국민이 4년간 내온 혈세는 얼마일까?

정보공개센터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의 연봉은 최근 수년간 오름세다. 2010년 1억 1,303만 원을 받았고, 2011년에는 1억 1,968만 원, 2013년에는 1억 3,796만 원으로 집계됐다.

추가로 의원들은 비행기 기차 등을 이용하면 요금을 세금으로 보전해 준다. 지역구가 서울에서 먼 의원일수록 교통비가 많이 배정되고, 이 한도 내에서 비용처리가 가능하다.

여기에 의원은 한 명당 최대 9명의 보좌진(보좌관 2명, 비서관 2명, 비서 3명, 인턴 2명)을 채용할 수 있다. 최대 7,000만 원(4급 보좌관)인 이들의 연봉 역시 세금으로 지급한다. 국회 의원회관에 약 150㎡(45평)의 사무실이 제공되며 사무실 관리비도 모두 세금으로 충당한다.

즉, 의석수 총 300석인 19대 국회에 4년간 투입된 혈세는 순수 연봉만 따져봤을 때 최소 1천 7백여억 원이다.

발의된 법안 1만 8,652건 중 총 8,343 건을 처리한 국회의원들이 법안 한 개를 처리하는 데 최소 약 2천여만 원의 혈세가 나간 셈이다.

이 금액은 순수 국회의원 연봉만 고려한 것으로 그 외 모든 교통비, 보좌진 연봉, 사무실 관리비 등의 부가비용을 포함할 때 실제 ‘기회비용’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20대 국회 총선을 약 보름 앞두고 혁신은 없이 자리싸움만 하는 정치권을 보면서 씁쓸해지는 이유는 비단 높은 기회비용 탓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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