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Send to

[단독]세계최대 의료기기회사 메드트로닉 갑질에 대리점들 '곡소리'

두 달도 되지 않은 계약 파기, 외국계 기업 갑질에 피해 사례 수두룩

March 27, 2016 - 15:49 By 김영원
세계최대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이자 삼성전자의 의료기기 분야의 파트너너인  메드트로닉 사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국내의 한 협력 중소 대리점 업체가 메드트로닉 사를 소위 “갑질”에 대한 불공정 행위로 신고를 한 것이다. 

해당 중소 대리점을 비롯한 여러 협력 대리점 업체들은 메드트로닉 사의 불공정 행위로 인해 고사 위기에 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장박동기, 심장제세동기, 스텐트 제품 등을 생산하는 메드트로닉 사의 한 임원은 “별것도 아닌 일을 여기 저기 찔러 보고 있다,”고 말하며 “일일이 다 응대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주장하는 중이다.


잉크 마를라, 두 달 만에 계약파기


2000년부터 메드트로닉 사의 의료기기를 다루는 대리점을 운영한 김씨. 심장박동기 등을 서울대병원, 강북삼성병원 등 에 지난 15년 동안 공급을 했다. 그러다 2015년 6월 메드트로닉 코리아부터 이 메일 한 통을 받았다. 이 메일에는 “고객에 대한 향상된 서비스 제공과 중장기적 시장 확대와 개발을 실현,”하기 위해 해당 업체와의 계약을 종료 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계약 해지 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김 씨는 메드트로닉 사와의 계약을 해마다 갱신하며 관계를 유지 해 왔다. 2015년 5월에도 메드트로닉과 계약을 갱신했었다. 하지만 계약 갱신 후 두 달 이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것이다.

김씨와 메드트로닉 사와의 계약서에는 이러한 문구가 있다. 계약자는 “사법적 행위나, 요청 없이 즉시 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계약자가 대리점에게 서면통보를 함으로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계약해지는 계약자가 대리점에게 서면 통보로 일방적으로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다만, 메드트로닉 사는 일방적 계약 해지를 위한 조건은 명시해 놓았다. 규정준수, 보안유지 등 계약의 조항을 이행하지 않을 겨우, 대리점에게 부여된 행위에 대하여 거짓 혹은 남용할 경우, 유통, 판매, 소개 시 책임을 물을 행동을 했을 경우 등이 있다.

김 씨가 받은 계약 해지 이 메일에는 이런 조항과 관련된 어떠한 설명도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메드트로닉 사가 국내 대리점에 보낸 계약 해지 이메일.


“단물 다 빠졌으니 버리는 것인가?”


김 씨는 약 20년 전 메드트로닉 사의 직원으로 일을 했었다. 그러다 업무에 대한 경험이 쌓인 후 메드트로닉 사의 물건을 병원에 납품하는 대리점으로 개인 사업을 시작했다.
 
2000년부터 메드트로닉 사와 인연을 맺어 온 김 씨는 서울대학병원, 강북삼성병원, 국립의료원 등 대형 병원과 의료시설에 메드트로닉 사의 제품 공급 망을 확보했다. 김 씨가 오기 전까지는 병원과의 계약이 전무하거나 다른 경쟁 업체의 제품이 주로 쓰였다고 한다.

메드트로닉 사는 2012년에도 비슷한 방법으로 김 씨에게 계약 해지 통보를 보내 왔다. 당시에는 “인간적인 요청으로 사정 사정한 뒤 계약을 갱신할 수 있었다,”고 김씨는 말했다.

또한 김 씨와 같은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대리점은 여러 곳 있었다. 전국에 메드트로닉과의 갑-을 계약 관계를 맞고 있는 대리점만 약 100군데가 넘을 것이라고 한 대리점 업체 대표는 전했다. 그리고 그 중 적어도 “반 이상은 불합리한 계약조건에 어쩔 수 없이 끌려가고 있는 상황,”이며 “소위 단물만 빨아 먹고 버리는 격,”이라고 전했다.

메드트로닉 사의 로고.

메드트로닉 코리아는 대리점에게 처음에는 마진을 약 25% 정도 넉넉히 주다가, 대리점의 매출이 조금씩 오르면 그 비율을 20%, 그리고 그 이하로 점점 낮춘다고 한다. 줄어든 마진 탓에, 자금 줄이 막히는 대리점들은 메드트로닉 코리아에 외상으로 물건을 가지고 오게 된다고 한다. 그러다 외상 값을 갚지 못하게 되고, 대리점들은 메드트로닉의 갑 질에 계속해서 끌려가게 된다고 한다.

또 다른 대리점 업체 대표는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하더라도 불만을 제기하면, 사업을 그만둬야 하는 거죠,”라고 말하며 한 대리점이 메드트로닉 코리아에 갚지 못하는 빚은 적은 경우 약 2~3억 많은 경우는 10억에 이르기도 한다고 한다.

메드트로닉 코리아의 한 임원은 “별것도 아닌 일을 (해당 대리점 업체에서) 여기 저기 찔러 보고 있다,”고 말하며, “법조 팀에서 맡고 있는 일이라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전했다.

처음 계약은 (비록 일방적인 조건이지만) 문서로 계약을 하다가, 대리점의 빚이 많아지고 불리한 상황일 때에는 구두로 계약을 연장하는 방법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리고 법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메드트로닉 코리아는 증거를 내어 놓으라는 식으로 나온다고 한다.

 
강남구에 위치한 메드트로닉 코리아의 본사 사무실. (네이버지도)



메드트로닉 코리아 허준 대표도 알고 있나?


메드트로닉 코리아는 최근 모범납세자상을 수상했다. 메드트로닉 코리아 허준 대표는 수상 소감으로 “앞으로도 투명하고 정직한 기업 경영 활동과 사회공헌 활동 등을 통해 모범이 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메드트로닉 대리점을 운영했던 한 대표는 허준 대표가 (리베이트 나 다른 시시콜콜한 건의 경우) 부장이나 이사급에서 할 일이지만, “(대리점의) 마진을 줄이라는 등의 지시는 했을 것,” 이라고 하며, 메드트로닉 영업 이익 증가를 위한 대리점 계약 일방적 해지에 대한 “큰 그림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해당사항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에 있지만,”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말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 미네아폴리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메드트로닉 사는 삼성전자와 IBM등 과 함께 의료기기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스마트 폰 등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혈당량 체크 및 인슐린 주입을 하는 기기 등을 삼성전자와 함께 하고 있으며, 최근 IBM과 함께 빅데이터를 이용한 의료정보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리아헤럴드 김영원 기자 (wone0102@heraldcorp.com)

<관련영문기사>

Medtronic probed for breach of contract: sources

►Medical device firm accused of causing financial damage to local distributors
 

Medical equipment-maker Medtronic is under investigation by South Korea’s Fair Trade Commission for breaching contracts with local distributors, according to sources Sunday.

Medtronic Korea, the local branch of the global medical equipment firm, has abruptly canceled contracts, which were still valid with local distributors who have maintained partnerships for more than a decade with the medical device giant.

Some distributors, mostly small companies with several employees, claimed financial damage amounted to nearly 1 billion won ($855,000) and they had to lay off employees and filed for bankruptcy as they had become cash-strapped. 

“Medtronic Korea sent an email in 2015 in which they said they would terminate a contract, which was still effective at the time. They did not specify any reason, but wanted our cooperation with the decision,” a head of a local distributor for Medtronic, surnamed Kim, said.

Since 2000, Kim’s firm has supplied Medtronic’s products for more than 15 hospitals and medical institutions, including Kangbuk Samsung Hospital, National Medical Center, and Seoul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in Korea.

Kim said he had helped pave the path for Medtronic to increase its presence here by sealing supply deals with the hospitals.

“Kim is just one of more than around 50 local sales partners for Medtronic here, which are on the brink of bankruptcy due to Medtronic’s unfair practices,” said a person who ran a sales firm for Medtronic.
It is estimated that there are more than 100 local sales partners for the global firm across the nation. 

Contract documents showed that Medtronic could end the contract by letter or email whenever it wanted, as long as there was a proper reasons. 

However, the terms of contract are unclear on what constituted inappropriate activities by a distributor, and how they would be verified.

The medical equipment firm did not give explanation in emails why it canceled contracts with its local partners.

“A sales agency disgruntled with Medtronic seems to try to make a fuss about nothing,” a Medtronic executive said.

The FTC said it was probing the case so that it could not unveil the details.

Another official at one of the distributors said Medtronic‘s repeated demand to cut profit margins below 20 percent, originally set at 25 percent at the initial contract, has made his company suffer mounting debt.

“Those agencies cannot refuse to accept an unfair deal -- made verbally most of the time -- with Medtronic,” a source said.

Beating Johnson & Johnson, Medtronic became the world’s largest medical device-maker in terms of revenue after it completed the acquisition of health care products firm Covidien in January this year.

Minneapolis-headquartered Medtronic has been working with Samsung Electronics to develop health care tools, such as insulin pumps and solutions to monitor chronic pain, which interact with smartphones. 

By Kim Young-won (wone010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