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의원들 호명하며 '울먹'…"테러방지법은 쿠데타"
"野 지지층 결집" 평가 속 "출구전략 우왕좌왕" 지적도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가 47년 만에 재등장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의 시작과 끝을 모두 장식했다.
당내 일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필리버스터를 처음 제안하고 지휘해 온 이 원내대표는 2일 마지막 토론자까지 직접 맡아 이번 정국 내내 찬반 양 진영으로부터 지지와 비판을 한 몸에 받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 7시1분 38번째 주자로 단상에 오른 이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을 두고 빚어진 혼선에 대해 사과하는 것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의원들의 열정과 국민의 열망을 제 판단으로 날려버렸다"며 "죽을죄를 지었다"면서 거듭 허리를 숙였다.
이어 그동안 참여한 의원들의 이름과 발언내용을 열거하면서 울먹였다.
정의화 의장을 향해서도 목소리를 높여 "국가비상사태를 핑계로 느닷없이 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한 것은 국민에 대한 배반"이라며 "과거 망나니 같았던 의장이라도 직권상정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직권상정은 국민에 대한 국민의 쿠데타"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5·16 쿠데타를 벌였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또 쿠데타를 성공하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눈물을 머금고 내려가지만 저희가 호소한 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열정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의원들로부터 "쓰러질 때까지 연설을 하라"는 요청을 받고 각오를 다지며 단상에 오른 이 원내대표는 오전 11시 현재 4시간째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