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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SDR 편입, 한국경제엔 긍정·부정적 요소 공존

Nov. 15, 2015 - 09:26 By KH디지털2

국제통화기금(IMF)이 13일(미국 시간) 중국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편입이 적절하다는 내용의 실무 보고서를 발표함에 따라 오는 30일 열리는 집행이사회에서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 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위안화의 SDR 편입이 당장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와 함께 중국발 불확실성에 대한 취약성을 키우는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SDR는 회원국이 정해진 조건에 따라 IMF로부터 자금을 인출할 때 쓰는 일종의 기준통화로 IMF에서는 '국제 준비자산'이라고 표현한다.

전문가들은 위안화의 SDR 편입으로 단기간에 국내 금융시장이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강미정 수석연구원은 '중국 위안화의 SDR 편입 가능성 및 영향' 보고서에서 "SDR 통화바스켓은 1999년 유로화 통합 이후 미 달러화,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 등 4개 통화만 포함돼 있다"며 "바스켓 내 통화 비중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SDR 편입 초기 위안화의 가중치는 10%대로 추정된다"며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 관계자도 "앞으로 세계 중앙은행들이 위안화 표시 자산 거래를 조금씩 늘려가겠지만 갑자기 늘릴 가능성은 적다"며 "위안화의 SDR 편입이 당장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Yonhap)

한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은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위안화 가치가 안정되면서 한국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8월 중국 정부의 갑작스러운 위안화 절하 조치는 SDR 편입을 앞두고 시장환율을 충실하게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그런 배경에서 위안화의 SDR 편입이 위안화 변동성에 수반되는 불확실성을 줄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갑작스러운 위안화 평가절하로 당시 원/달러 환율은 3년 만에 최고치로 급등하는 등 외환시장이 크게 출렁인 바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중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있는 상황에서 위안화의 위상이 강화된다면 우리의 외환 건전성이 강화되는 측면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중 양국은 2009년 4월 첫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었고, 이후 두 차례 계약 기간을 연장한 바 있다.

통화스와프 규모는 3천600억 위안(64조원)이다.

물론 일각에선 위안화의 SDR 편입이 한국 경제에 반드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 등 신흥시장 성장둔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한국을 지목한 가운데 한국의 위험 노출도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 정부의 추가적인 위안화 평가 절하 가능성을 경계했다.

김 교수는 "현재는 위안화를 SDR에 편입시켜야 하니까 환율 안정화 전략을 쓰고 있는 단계지만,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해 위안화를 또다시 절하할 경우 우리 수출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자본이동 규제를 하면서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이율배반적인 정책"이라며 "국제적으로 위안화 거래가 늘면서 혹시라도 금융시장에 혼란이 발생하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매우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중국경제가 안정적이냐에 대해 아무도 답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경제가 흔들릴 경우 국제금융시장은 물론 한국경제에 큰 충격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중국은 자본자유화를 시행하지 않았는데도 국제적인 위상 덕에 위안화의 SDR 편입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이런 점이 국제금융시장의 자본이동과 환율 변동성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중국이 SDR 편입을 위해 최근 위안화를 평가절상했지만 결국은 위안화 절하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렇게 되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타격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