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11%까지 치솟았던 청년 실업률이 7%대로 떨어진 가운데 청년 취업자 증가세를 20대 초반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다수가 비정규직이거나 저임금의 불안정한 일자리에 취업해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올 1∼10월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6만2천명 증가했다.
이 기간 20∼24세 취업자가 6만5천명 늘어난 반면에 15∼19세 취업자는 1천명 줄었다.
주요 취업층인 25∼29세 취업자도 3천명 감소했다.
올해 청년 취업자 증가분의 100%를 20∼24세가 채운 셈이다.
20대 초반 취업자가 증가한 것은 이 연령대 인구가 25∼29세보다 많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
올해 20∼24세 인구는 4만9천명 증가하는 동안 25∼29세 인구는 9천명 느는 데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그렇다고 해도 20대 초반 취업자 증가 폭은 인구 증가 폭을 크게 넘어선다.
지난해 20∼24세 인구가 7만8천명 증가할 때 취업자는 8만1천명 늘었고 올해도 취업자가 인구 증가 규모보다 1만6천명 많다.
인구 증가와 함께 일-학습병행제, 선(先)취업 후(後)진학 등 정부 정책도 20대 초반 취업자를 늘린 원인으로 꼽힌다.
노동시장에 진입하려는 청년층이 늘어나면서 경제활동참여율과 고용률은 동반상승하고 있다.
(Yonhap)
이처럼 청년 고용과 관련한 지표는 점차 좋아지고 있지만 정작 청년층은 지표 호조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어렵사리 노동시장에 진입했지만 많은 수가 비정규직·저임금 등 불안정한 일자리에 취업해 근무환경이 녹록지 않아서 그렇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년층 비정규직은 올해 3월 기준 117만1천명으로 1년 전보다 3만4천명 늘었는데, 1주일에 36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의 증가가 큰 역할을 했다.
청년 비정규직 가운데 시간제 근로자는 53만6천명으로 7만2천명(15.5%) 늘었다.
취업이 어려워진 청년층이 대안으로 음식·숙박업소 아르바이트 등 시간제 일자리를 선택하게 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특히 고용 증가를 주도하는 20∼24세에서 시간제 근로자 증가세가 가팔랐다.
2007년(3월 조사 기준) 20∼24세 취업자의 10.1%였던 시간제 근로자 비중은 2008년 15.7%로 급격히 뛴 이후 2012년 18.4%, 2014년 20.6%, 올해 22.9%로 늘었다.
20대 초반 취업자 4명 중 1명 정도는 시간제 근로를 하는 셈이다.
김복순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청년층 취업자 수 증가는 시간제 근로나 저임금 일자리 같은 고용이 불안정하고 근로조건이 열악한 일자리 위주여서 긍정적으로만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특히 청년층 가운데 최저임금도 못 받는 근로자 비중이 올해 3월 15.6%로 1년 전보다 1.9%포인트 증가했다"며 "이는 시간제 근로자가 증가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청년 취업 애로계층이 지난 9월 기준으로 106만명에 이른 것도 '체감 고용지표'가 얼어붙은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신규 채용을 할 때 신입을 뽑기보다는 훈련 비용과 시간이 적게 드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기업들이 갈수록 늘면서 불안정한 일자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
기업의 경력직원 채용 비중은 2011년 19.7%에서 2013년 21.9%, 올해 27.1%까지 증가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청년 고용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경기에 민감하다"며 "내수 경기가 회복되는 것이 우선이고, 구조개혁을 통해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해소돼야 일자리의 양과 질이 동시에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