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법인세 부담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에서는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OECD와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 비중은 2013년 기준 3.4%로 OECD 국가중 6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한국도 법인세 부담을 낮춰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법인세 인하는 기업 경쟁력에 대한 도움 없이 국가재정만 악화시킨다면서 오히려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 한국 GDP대비 법인세 비율 높아
한국의 GDP대비 법인세 비율은 2013년에 3.4%로 전년의 3.7%에 비해 0.3%포인트 하락했다.
32개 조사대상 회원국 중에서는 한국이 체코·이스라엘과 공동 6위를 차지했다.
지난 2013년 기준으로 GDP대비 법인세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노르웨이로 8.5%에 달했고 다음으로 호주(5.2%, 2012년기준), 룩셈부르크(4.9%), 뉴질랜드(4.4%), 일본(3.9%) 등의 순이었다.
슬로베니아(1.2%), 터키(1.9%), 헝가리(1.4%) 에스토니아(1.7%) 등은 가장 낮은 그룹에 속했다.
독일(1.8%), 미국(2.3%). 영국(2.5%), 캐나다(2.7%) 등도 한국보다 낮았다.
한국의 총조세 대비 법인세 비중은 2013년에 14.0%로 OECD 32개 조사대상 회원국 가운데 3위를 차지했다.
1위는 역시 노르웨이로 20.9%에 달했고 호주는 18.9%(2012년기준)로 2위였다.
한국의 명목 법인세 최고세율(지방세 제외)은 2000년 28%에서 2005년 25%, 2008년 22%로 낮아졌다.
(Yonhap)
◇각국 법인세 인하 경쟁
각국은 자국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법인세를 내리고 있다.
일본의 아베 총리는 수년 내 법인세 실효세율(도쿄 기준 35.6%)을 20%대로 내리겠다는 방침을 최근에 밝혔다.
아일랜드는 선진국 최저 수준인 세율(12.5%)을 절반으로 인하할 방침이다. 특허와 소프트웨어 등 지적재산권 수입이 자국내 연구·개발(R&D)로 얻어졌을 때 세율을 6.25%로 낮춰주는 지식개발상자(knowledge development box) 정책을 내년에 도입할 예정이다.
회계법인인 딜로이트의 '2011~2015년 법인세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43개국 중 미국과 영국 등 36개국이 법인세를 인하했다.
미국은 국외 생산기지를 국내로 이전하면 35%를 28%로 깎아준다.
영국은 2011년에 최고 세율(28%)을 26%로 낮춘 뒤 올해까지 매년 1∼2%포인트씩 5단계로 낮춰 현재 20%의 단일 세제를 정착시켰다.
북유럽 복지국가들도 법인세 인하 경쟁에 가세했다. 핀란드는 26%였던 법인세율을 2012년에는 24.5%로, 2014년에는 20%로 각각 내렸다.
스웨덴은 2013년에 법인세율을 26.3%에서 22%로, 덴마크는 같은 해에 25%에서 23.5%로 낮췄다.
◇법인세 인하 논란
한국에서는 경제단체 등을 중심으로 법인세 인하 요구가 크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김학수 박사는 "국가마다 법인세율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자본 수입국인 한국은 세율이 낮은 국가로 외국자본이 이동하는 경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율 인하로 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유도해야 할 때 인상 논쟁이 벌어지면 국내외 기업에 나쁜 신호를 줄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법인세율을 인상해 세입을 늘려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해왔다.
예결위 야당 측 간사인 안민석 의원은 "정부는 법인세 인하 당시 '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들었으나 큰 도움이 안 되고 세입 기반만 약화시켜 수년간 국채를 발행해야 했다"라고 지적하면서 법인세율을 원래의 25%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익대 김유찬 교수는 실효세율이 낮고 수출도 어려워진 만큼 재정확충을 통한 내수 진작이 필요하다며 "인상한다면 2∼3% 포인트가 아닌 5% 포인트 정도로 대폭 올려야 10조원 수준의 재정 확보가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