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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 "'벼랑 끝 전술' 미숙한 김정은 때문에 우려 커져"

Aug. 23, 2015 - 17:52 By KH디지털2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긴장을 높였다가 적시에 푸는 북한 특유의 '벼랑 끝 전술'에 미숙하다는 점 때문에 포격 사태를 둘러싼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망했다.

다수 외신과 해외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일으킨 긴장 수위가 과거 수차례 남북한의 충돌과 다른 면이 있다고 주목했다.

미국 CNN방송은 남북한이 실제로 포격을 주고받았고 북한이 전방에 포진한 부대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한 사실 자체가 예전과 다르다고 22일 보도했다.

AP통신은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성향 때문에 과거 사태 때보다 큰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벼랑 끝 전술의 '달인'이었으나 김정은 위원장은 그런 면모가 보이지 않아 불안하다는 지적이다.

통신은 김일성·김정일의 경우 "위협과 도발을 한계점까지 끌고 가면서도 파열하지 않도록 관리하며 양보와 원조를 따내는 위험한 게임을 능숙하게 해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조부, 부친과 같은 능숙함이나 경험이 부족하고 정부와 군의 고위 인사들을 마구 숙청한 터라 조언자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Yonhap)

김정은 위원장의 불확실한 성향 때문에 과거처럼 북한의 선언을 쉽게 빈말로 치부할 수 없는 분위기도 실제 일부에서 형성되고 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연구원 마이클 그린은 CNN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로 김정은 위원장이 긴장을 만들고 도발해 고조시키는 방식이 문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린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고조시킨 긴장을 조절할 줄 아는지도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신들은 북한 체제의 특성을 들어 고조된 긴장이 대규모 무력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AP통신은 북한의 최우선 가치가 김정은 정권의 유지인 만큼 북한이 무력분쟁을 통해 자멸을 선택할 까닭이 없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밖에서 보기에 북한이 예측불허이지만, 자세히 보면 체제유지라는 주제만큼은 압도적으로 일관적인 태도를 견지해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관영매체들이 적을 궤멸시킬 의지를 매일 선동하고 있으나, 이도 대외용이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을 우상화하기 위한 작업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의 북한 전문가들도 이번 사태가 실제 무력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미국 연구기관 애틀랜틱카운슬의 수석연구원 제이미 메츨은 CNN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은 실제 분쟁보다 분쟁극을 연출하는 데서 더 큰 이익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한국·미국과 군사력 격차가 커서 실제 분쟁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메츨은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소외됐다는 점, 협상을 통해 뭔가 얻어내야 할 것이 있다는 점을 느끼기 때문에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고 도발 동기를 분석했다.

AP통신은 북한이 북침 준비라고 줄곧 주장해온 한미 연례 합동훈련이 열리는 현재 시점이 북한 입장에서는 전쟁을 일으키기에 매우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