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운전할 때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음주운전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러프버러(Loughborough) 대학의 운동영양학교수 론 모엄 박사는 장기운전 중 시간 당 수분 섭취량이 25ml이면 수분섭취가 충분한 사람에 비해 운전실수 가능성이 2배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18일 보도했다.
연구실의 가상주행 시뮬레이터에서 남성 운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모엄 박사는 밝혔다.
이는 약간의 탈수 상태에서 장시간 운전하면 영국의 음주운전 단속 기준인 혈중 알코올 농도 0.08%의 상태에서 운전했을 때와 맞먹는 사고 위험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의 연구팀은 남성운전자들에게 시뮬레이터에서 하루는 매시간 200ml, 또 하루 는 25ml의 물을 마시면서 휘어지는 구간, 갓길, 럼블스트립(전방의 위험을 알리기 위해 도로에 잔 홈을 파서 차가 진동하게 만든 구간), 추월해야 할 서행 차량들이 있는 왕복 분리 자동차 도로를 2시간 동안 계속 단조로운 운전을 하게 했다.
연구팀은 이런 실험을 참가자 한 사람마다 3번씩 되풀이하게 하면서 차선 이탈, 뒤늦은 브레이크 밟기 등 운전실수들을 비교했다.
그 결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 상태에서 운전했을 때는 운전실수가 평균 47회인 데 비해 수분섭취가 부족한 상태에서 운전했을 때는 운전실수가 2배가 넘는 101회로 나타났다.
운전실수 빈도는 2시간 동찬 차츰 늘어났으며 마지막 4분의 1구간에서 피크에 이르렀다.
이 결과는 약간의 탈수 상태에서도 단조로운 장거리 운전이 상당히 위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모엄 박사는 영국의 경우 모든 교통사고의 68%는 운전자 과실이라면서 수분섭취가 부족하면 기분이 나빠지고 집중력, 주의력, 단기기억 저하와 함께 두통과 피로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차동차의 실내온도가 높은 상태에서 장거리 운전을 하면 탈수가 심해질 수 있으며 장거리 운전 중 소변을 피하려고 물을 마시지 않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이 연구결과는 '생리학과 행동'(Physiology and Behavior)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