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집권 3년차인 올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제시한 방안은 구조개혁과 창조경제, 내수확대 3가지를 제시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지난해 초에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올해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따라 예산이 편성된 첫해이고 전국 단위의 선거가 없는 해여서 박 대통령의 경제 활성화 의지는 어느 해보다 강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회견 내내 "올해가 경제를 활성화하는 골든타임"이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 도약과 정체의 갈림길…3개년 계획 본격 추진
박 대통령은 최근 세계 경제 상황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전환기에 놓여 있고 각국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우리 경제는 도약과 정체의 갈림길에 있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과거부터 누적되어온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근복적으로 바꿔 우리 경제의 체질을 혁신하고 새로운 성장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세계 속에서 경쟁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런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공공개혁 등을 담은 기초가 튼튼한 경제, 창조경제가 포함된 역동적인 혁신 경제, 내수•수출 균형경제로 구성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했지만 세월호 사고 등으로 제대로 추진할 수 없었다.
집권 중반으로 접어드는 올해에는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등 경제에 집중할 수 있게 돼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주력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정부도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본격화에 초점을 맞춰 마련했고 지난 11일 고용, 복지, 중소기업 지원 등 공공기관 기능 조정 방안을 발표하는 등 연초부터 관련 대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3개년 계획 1년차였던 지난해 핵심 과제를 추진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4년 만에 세계 성장률을 앞지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3개년 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되면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국민소득 4만달러로 나아가는 경제로 바뀌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 공공•노동•금융•교육 4대 부문 중점 개혁
박 대통령은 기초가 튼튼한 경제를 위해 필요한 구조개혁과 관련해 공공, 노동, 금융, 교육 등 4대 부문을 중심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공공부문 개혁과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공공부문 개혁은 모든 개혁의 시작이다"고 말했고 국민연금과 노동시장 구조개혁 방안이 약속된 일정 내에 도출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 연금을 방치하면 484조원, 국민 1인당 945만원이나 되는 엄청난 빚을 다음 세대에 떠넘기게 될 것이다"고 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공무원들의 양보를 부탁하면서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도입 등 사기진작책을 보완해서 여야가 합의한 4월까지 꼭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대해서도 노와 사가 상생의 정신을 바탕으로 3월까지는 반드시 노동시장 구조개혁 종합대책을 도출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금융에 대해 담보나 보증 위주의 보신주의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금융인이 우대받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교육개혁과 관련해서는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리고 기업 수요에 맞는 인력 공급을 위해 자유학기제를 더 확대하고 스위스의 도제식 직업학교를 시범 운용하는 등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솔선수범을 위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하는 채용을 공공기관부터 선도적으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박 대통령은 덧붙였다.
◇ 창조경제 '새 바람' 각오…중소•벤처기업, 문화산업 육성 강조
박 대통령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중 '역동적인 혁신경제' 과제를 위해 창조경제를 본격 확산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창조경제는 의미가 모호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올해는 전국과 전 산업으로 창조경제를 확산해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의 주역을 '중소•벤처기업'으로 지목하면서, 대기업과 이들을 연결해 '원스톱 지원'이 가능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올해 상반기 안에 전국 17개 시도에 모두 설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도 창조경제에서 찾았다. 중소•벤처기업을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해 '지역 성장 허브'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와 함께 문화산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공급과 수요가 유기적으로 순환하는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문화콘텐츠 산업을 육성해 미래 시장 개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과거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왔던 제조업의 부진에 대해서는 '제조업 혁신 3.0 전략'을 내놨다. 스마트 공장을 확산하는 등 공정을 혁신하고, 사물인터넷과 3D 프린팅, 빅데이터 등 핵심 기술을 개발해 '신산업'으로 제조업을 탈바꿈하겠다는 것이다.
전기차 등 에너지 신산업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세계적 기조를 따라가면서도 이를 성장 기회로 삼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최근 중국과 캐나다, 베트남 등 5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잇따라 체결이 기업 수출 경쟁력을 높였다고 평가하면서 FTA를 통한 기업 수출확대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농업의 6차 산업화와 의료서비스 수출산업 육성 등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 규제 개혁•부동산 시장 회복으로 내수 확대 계획 내놔
박 대통령은 최근의 내수 부진과 저성장의 주범을 '고질적인 규제'로 지목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2단계 규제 개혁'을 단행해 경제의 중심을 정부에서 민간으로 옮기고 일자리와 내수를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내수 확대를 위한 또 다른 해결책으로는 부동산 시장 회복을 꼽았다.
그동안 규제를 개혁한 결과 지난해 주택거래량이 8년 만에 최대치에 달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는 민간 장기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다.
전세에서 월세로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하면서 '전세난'이 이어짐에 따라 민간이 임대주택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도록 해 주거비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관련 규제 개혁, 저렴한 토지 공급, 과감한 금융•세제 지원 등을 통해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문제도 언급했다. 단기•변동금리의 주택담보대출을 장기•고정금리로 전환해 가계 부담을 덜어주고 이를 내수 진작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원론적인 방안이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암, 심•뇌혈관 및 희귀난치성 등 4대 중증질환 진료비 부담과 상급병실료, 선택진료비, 간병비를 낮춰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송파 세모녀 사건' 등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복지사각지대 문제에 대해서도 "더 많은 분들에게 더 충실한 지원을 해드리면서 소득이 늘어도 의료와 주거 등 필요한 지원을 계속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런 방안들을 통해 내수를 늘려 한국 경제가 내수와 수출이 균형을 이루는 경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계속 느는 수출에 비해 여전히 꺼져 있는 내수를 올해는 본격적으로 살려 보겠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