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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러시아, 핵무기 경쟁시대로 회귀하나

Jan. 5, 2015 - 11:23 By Shin Ji-hye

미국이 러시아의 새 순항 미사일 위협에 대응을 공언하면서 양국이 핵무기 경쟁시대로 회귀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4일(현지시간) 미국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지난해 12월26일 레이더 탑재 비행선을 띄워 저고도 미사일을 감지하는 'JLENS' 순항 미사일 포착 시스템을 위해 소형 비행선 한 대를 시험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시험 비행은 찰스 제이코비 NORAD 사령관이 러시아 공격용 잠수함의 위협을 언급하며 잠수함에 탑재된 순항 미사일에 대한 대응에 "중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 지 약 9개월 만이다.

미 국무부도 지난해 12월10일 의회에서 러시아가 새 중거리 순항 미사일을 배치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같은 자리에서 브라이언 맥키언 미 국방부 부차관은 국방부가 비슷한 성능의 미사일을 유럽에 배치하는 방안을 포함해 다양한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당국은 러시아가 1987년 양국이 체결한 중거리핵미사일폐기(INF) 조약이 금지한 사거리 500~5천500km의 새로운 중거리 순항 미사일을 개발해 실전 배치를 앞둔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으나 신형 미사일은 '이스칸데르-K'(Iskander-K)로 알려졌으며 만약 미국이 이에 대응해 유럽에 순항 미사일 배치할 경우 이는 23년 만의 재배치가 된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최근 러시아는 개별 조종이 가능한 핵탄두를 10개까지 탑재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 발사 대륙간 탄도미사일(SLBM) '불라바'를 개발해 시험 중이다. 또 핵무기 현대화 작업을 하며 냉전 시대 썼던 핵미사일 수송 열차까지 지난달 부활시켰다.

여기에 러시아 잠수함들이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순항 미사일을 싣고 대서양 건너 미국 동부 해안에 주기적으로 나타나면서 미 당국 내에서 러시아의 위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핵무기와 순항 미사일 탑재 잠수함 등 비대칭 전력에 방점을 두는 것은 전력상 우위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서 운신의 폭을 늘리려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핸스 크리스튼슨 미국 과학자협회(FAS) 산하 핵 정보 프로젝트 소장은 "(미국과 러시아의) 군비 경쟁이 깊어지고 있다"며 이는 안보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양측을 더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