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연간 목표 수주량을 초과 달성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 중 올 해 수주 목표를 달성한 곳은 대우조선해양이 유일하다. 수주의 동력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한 해 전 세계에 발주된 15만㎥급 이상 LNG선 60여척 중 절반을 수주했다. 가격은 유지하면서도 연비 효율성을 기존 제품 보다 10~20% 높인 첨단 기술을 적용한 것이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대우조선해양은 30일 그리스 최대 해운선사인 안젤리쿠시스그룹의 ‘마란가스’로부터 17만3400㎥급 LNG운반선 4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선주사는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했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4척 중 2척을 LNG선으로 계약 변경을 요청했고 추가로 2척을 신규 발주했다. 신규 발주 선박 2척은 총 4억 달러, 계약 변경한 선박은 총 2억 달러로 전체 계약 규모는 6억 달러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길이 294.9m, 폭 46.4m 규모로,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17년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될 계획이다. 이번 계약은 안젤리쿠시스 그룹이 최초로 발주하는 ME-GI(Gas를 실린더에 직접분사) 엔진 LNG운반선(이하 ME-GI LNG운반선) 프로젝트다. 대우조선해양의 ME-GI LNG운반선은 기존 대비 연료효율성과 운항에 드는 비용이 개선된 것이 특징이다.
이와 더불어 대우조선해양은 러시아 가스전 개발 사업인 ‘야말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쇄빙LNG선 5척도 추가 수주했다. 지난 3월과 7월에 걸쳐 총 10척의 쇄빙LNG선을 수주한데 이어 나머지 5척에 대한 계약도 체결했다. 척당 선가는 3억 달러 정도로 이번 계약 규모는 약 15억 달러 수준이다.
이로써 대우조선해양은 올 해 약 149억 달러(조선+해양)의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연초 목표였던 145억 달러를 넘어섰다. 경쟁사들과 비교해도 뛰어난 실적이다. 현대중공업은 올 해 수주 목표가 250억 달러였지만 현재 153억 달러 수주에 그쳤고, 삼성중공업도 연간 목표 150억 달러에 절반 수준인 73억 달러 수주에 머문 상태다.
전 세계 조선업계가 수주 가뭄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대우조선해양이 승승장구 할 수 있던 핵심 동력은 LNG선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올 해 수주한 69척 중 LNG선은 37척으로 절반이 넘는다. 또 올 해 전세계에 발주된 LNG선이 60여척 중 절반을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했다.
수주의 원동력은 연비 효율을 기존 제품보다 최대 20% 높인 기술 때문이라는 평가다. 대우조선해양이 자체 개발한 천연가스 부분재액화 장치 ‘PRS’는 운송 중 발생하는 LNG 손실을 최소화해 선박 유지ㆍ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수주한 LNG선의 경우 PRS 기술이 모두 적용돼 있다. 선박 가격은 기존 제품과 동일한데 연비 효율은 PRS가 적용되면 10~20% 높아지기 때문에 선주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khnews@heraldcorp.com)
지난 29일 유럽 현지에서 대우조선해양 고재호 사장(왼쪽)과 선주사인 그리스 마란가스가 소속된 안젤리쿠시스 그룹의 존 안젤리쿠시스 회장(오른쪽)이 LNG 운반선 건조 계약서에 서명을 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