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명문사립 노스웨스턴대학의 교수와 재 학생이 성추행 여부를 놓고 소송전(戰)을 벌이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노스웨스턴대학 철학과 피터 러들로우(57) 교수가 자신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여학생 A씨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러들로우 교수는 전날 시카고 쿡카운티 순회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A씨가 남녀관계로의 진전을 요구해 거절하자 '미성년 제자에게 강제로 술을 먹이고 성폭행을 시도했다'는 거짓 비난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전은 지난 2월 A씨가 노스웨스턴대학과 러들로우 교수를 법원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A씨는 2012년 2월 시카고에서 열린 아트쇼에 동반 참석한 러들로우 교수가 당시 19세였던 자신을 행사 후 술집으로 데려가 취하게 한 뒤 입을 맞추고 몸을 만지는 등 성추행했으며 아파트로 데려가 함께 잠을 잤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러들로우 교수는 "그날 저녁 A가 먼저 성적 관계를 제안했으나 거부했다 "며 다음날부터 A씨가 전화와 소셜미디어 등으로 접촉을 시도했고 2012년 2월15일에 는 컨퍼런스 행사장 앞에 나타나 만나줄 것을 요구해 결국 '너와 데이트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러들로우 교수는 A씨가 그때부터 '모함'을 하고 다니기 시작했다고 항변했다.
A씨의 신고로 자체 조사를 벌인 노스웨스턴대학은 러들로우 교수에 대해 교내 윤리규범 위반 혐의로 1년간 임금을 동결하고 고용 조건을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내 렸다.
하지만 A씨는 노스웨스턴대학이 이번 사안에 대해 고의적으로 무관심했고 러들 로우 교수에게 미온적 처벌을 내리는데 그쳤다며 반발했다.
러들로우 교수도 대학 측이 진실을 밝히기 위한 치밀한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들로우 교수는 이번 일이 일어나기 전 뉴저지주 럿거스대학 인지과학연구센터 디렉터로 자리를 옮기는 일이 확정적이었으나 무산됐다며 A씨를 신상에 관한 허위사 실 유포 및 의도적인 고용계약 방해 등 혐의로 고소하고 12만 달러(약 1억5천만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한편 시카고 선타임스는 "이번 일로 제기된 소송이 지금까지 총 5건"이라면서 A 씨가 노스웨스턴대학과 러들로우 교수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2건, 러들로우 교수가 A씨와 대학, A씨 인터뷰를 다룬 언론매체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 3건 등이라고 전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