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엄청난 소리로 '쾅'하더니 기차가 확 밀리면서 사람들이 앞으로 옆으로 그만 다 꼬꾸라지고… 살다 살다 이런 아수라장은 처음 봤어."
동해시에 있는 딸 집에 가려고 태백역에서 여객열차를 탔던 임모(77·여) 할머니는 출발한 지 1분도 되지 않아 들린 엄청난 크기의 충격음에 하마터면 정신을 잃을 뻔했다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날 오후 5시 53분께 태백시 상장동 태백역∼문곡역 사이 철길에서 제천발 서울행 O트레인 관광열차와 청량리발 강릉행 무궁화호 여객열차가 정면으로 충돌한 순간 짐과 사람이 한꺼번에 열차 바닥에 쓰러졌다.
임 할머니는 충돌 당시 앞좌석 의자 뒤 플라스틱 손잡이에 콧등을 심하게 부딪쳐 피부가 찢어지고 눈두덩까지 멍이 들었다.
심한 반동에 수차례 의자 앞뒤로 머리를 찧다 바닥에 꼬꾸라지면서 목은 물론 무릎도 다쳤다.
임 할머니는 "얼마나 세게 찧었는지 눈알이 빠지는 것 같아서 겁이나 딸한테 전화를 했다"면서 "어떻게 대피하라는 안내 방송도 없었고, 문도 반밖에 안 열리는 걸 옆에 있던 아가씨가 도와줘서 겨우 나왔다"며 연합측에 밝혔다.
무궁화호와 부딪힌 관광열차는 충격이 더 심했다.
정면으로 충돌한 머리 부분은 크게 찌그러졌고, 엄청난 반동에 승객이 타고 있던 객차 1량이 구겨지다시피 앞 객차를 4∼5m 정도 뚫고 들어갔다.
창문이 와장창 깨지고 문 들은 철길 밖까지 떨어져 나갔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주민 이모(36·여)씨는 "아이 목욕을 시키던 중에 갑자기 큰 굉음이 들리고 아파트가 흔들리는 것처럼 느껴져서 아이를 이불 밑에 두고 밖을 내다봤다"면서 "조금 있으니 119구조대가 와서 사람들을 부랴부랴 구출해 냈다"고 말했다.
이 사고로 승객 박모(77·여)씨가 크게 다쳐 안타깝게 숨졌다.
사고 당시 관광열차에는 승객 39명과 승무원 4명, 여객열차에는 승객 63명과 승무원 4명 등 모두 110명이 타고 있었다. (khnews@heraldcorp.com)
<관련 영문 뉴스>
1 killed, dozens injured as trains collide on east coast
One car from each train derailed after an accident that took place between Taebaek Station and Mungok Station in Taebaek, Gangwon Province, about 270 kilometers east of Seoul, authorities said. The accident occurred around 5:53 p.m.
A 77-year-old woman surnamed Park was killed and 92 are being treated for injuries at nearby hospitals.
According to state-run railroad operator KORAIL, an O-Train -- a sightseeing train -- appeared to have ignored a stop signal and crashed into a stationary Mugunghwa train.
"The driver of the O-Train seemed to have misread the signal or the signal may not have worked properly," said Lee Kwang-won, a transport ministry official in charge of railway control systems.
He added the ministry will conduct further investigation to determine the exact cause of the collision. (From news repor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