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제8호 태풍 '너구리'의 영향권에서 거의 벗어나고 있지만 무더위로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너구리는 이날 오전 7시 일본 가고시마 북북서쪽 70㎞ 부근 해안에 상륙했다.
너구리는 중심 기압 982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 풍속 31m/s의 소형 태풍으로 규모가 줄었다.
태풍의 영향권에서 점차 벗어남에 따라 태풍경보는 해제됐다.
현재 남해 동부 먼바다와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는 풍랑경보가, 남해 서부 먼바다와 제주도 앞바다에는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남해에서는 물결이 높게 일고 제주도와 남해안에서는 너울과 매우 높은 파도가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을 수 있으니 안전사고에 주의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전국이 구름이 많이 끼는 가운데 경남 동해안과 제주도 일부 지역에 약하게 비가 내리고 있다.
너구리로 인해 최근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돼 이날 새벽 군포, 안양, 수원, 대구에서 열대야가 관측됐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의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일 때를 말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울은 공식 관측 지점에서는 열대야가 관찰되지 않았지만 이날 새벽 열대야 수준으로 더웠다"고 말했다.
오늘 낮 최고기온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30도를 넘기고 습도가 높아 불쾌지수도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폭염주의보는 서울을 비롯해 경기도 남서부 및 동남부(광명, 과천, 안산, 시흥, 수원, 성남, 안양, 구리, 평택, 군포, 하남, 이천, 안성, 화성, 여주), 강원도 영서(춘천, 영월, 횡성, 원주, 화천, 양구, 홍천, 인제) 충남 천안, 공주, 예산, 경북 경산, 칠곡, 대구 등지에 내려져 있다.
폭염주의보는 6∼9월 하루 중 최고기온이 33도 이상 기록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한낮의 외출은 자제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 등으로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한편 장마전선은 너구리로 인해 우리나라가 열대 기단으로 뒤덮이면서 소멸됐지만 12일 중국 남부 지방에서 다시 형성돼 북상하면서 13∼14일 제주도와 남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비를 뿌릴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