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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급차 세계 정상 등정 실패기

"중국 시장 놓친 게 패착" :이코노미스트誌 진단

June 6, 2014 - 20:28 By 신용배

 '렉서스'와 '인피니티'를 앞세워 2000년대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일본의 고급차가 현재 세계 시장에서 독일차에 뒤처지는 이유를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가 짚었다.

고급차는 자동차 기업의 생산량에서는 전체의 10%에 머물지만 수익의 절반을 가져오는 효자 종목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7일자로 나오는 최신호에서 '인피니티의 한계'라는 제목으로 일본차가 독일차에 밀리는 현재 시장 상황과 배경, 최신 동향 등을 소개했다.

◇한번 밀리자 포기 = 일본 도요타 자동차는 미국 시장에서 일본산 대중차가 믿을만하다는 인식을 배경으로 삼아 고급차 렉서스를 내놓아 1990년대부터 200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렉서스와 닛산의 인피니티와 혼다의 아큐라 등 일본 고급차는 외관보다는 성능을 앞세워 미국산 고급차인 링컨과 캐딜락을 따돌렸다.

그러나 이미지를 더 중시하는 유럽인 입맛을 맞추지 못했다.유럽시장에서 고전하자 일본 자동차 업체는 따라잡을 생각보다는 본연의 장기인 양산 대중차 생산에 치중했다.

혼다 아큐라는 일본 고급차가 유럽에서 고전하는 것을 보고 아예 유럽 진출을 포기해 세계 시장에서 뒤처졌고, 니산도 한때 고급차 생산을 포기하는 방안을 고려하기도 했다.

반면 독일의 벤츠와 BMW, 아우디는 일본차 도전이 위기가 생길 것을 감지하고 이미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종 다양화, 소형차의 고급화, 새모델 개발 등으로 새 시장 개척에 안간힘을 썼다.

벤츠는 오는 2020년까지 석달에 하나씩 새 모델을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세계 고급차 시장의 점유율은 독일 3총사가 70%를 차지하고, 일본은 10%에 머물고 그마저도 영국의 재규어 랜드로버(JLR)로부터 턱밑까지 바짝 추격을 받고 있다.

◇중국 시장 놓친 게 패착 = 치명적인 실책은 중국 시장을 놓친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지는 진단했다.

고급차 시장을 등한시하고 장기인 양산 대중차에 치중하는 동안 독일차들은 중국에 대거 진출, 신흥 부유층을 사로잡았다.

아우디의 중국 판매장이 350곳인 반면 도요타의 렉서스는 120개에 그치고, BMW의 경우 자사 수익의 30%를 중국에서 수확한다.

중국 신흥 부자들이 전통과 스토리를 중시해 독일차와 영국 랜드로버를 선호하자 도요타 사장은 렉서스를 두고 "역사와 서사가 없다"고 한탄했다. 지난해 중국 고급차 시장에서는 영국 랜드로버가 렉서스를 따돌리고 독일 3사에 이어 4위에 올랐다.

렉서스 최고급모델 LS600hL (123rf)


중국에 공장을 건립하지 않은 것은 결정타였다.

중국 공장을 세운 독일차들이 무관세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나, 일본차들은 25%의 수입 관세를 물어야 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한국의 현대 기아차와 이탈리아의 알파 로메오, 마세라티 등도 매력적인 가격으로 고급 제품을 선보이고, 대중차로 여겼던 포드나 푸조도 '프리미엄' 차량을 출시하며 일본차를 압박하고 있다.

일본차들은 폴크스바겐이 자사 고급 브랜드인 아우디에 전폭적인 재량권을 부여한 것처럼 렉서스와 인피니티 생산라인에 자율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시장 변화에 부응하려 변신을 시도 중이다.

인피니티는 본부를 일본에서 홍콩으로 최근 옮겼는가 하면 아우디 출신 인사를 영입하고, 런던과 샌디에이고, 베이징 등지에 디자인 센터를 세우며 변신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이미 투자 기회를 놓친 일본차가 가속도를 붙여 질주하는 독일차를 따라잡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이코노미스트지는 전망했다. (연합)

 

<관련 영문 뉴스>

Luxury automakers' U.S. sales jump
 

Luxury carmakers including Bayerische Motoren Werke AG and Daimler AG posted strong gains in U.S. sales last month, helped by cheaper models and fashionable crossover vehicles, as brands gained traction with new buyers enjoying rising disposable income.

The BMW brand boosted sales in May by 17 percent, helped by an 81 percent jump in deliveries of SUVs and crossover utility vehicles, like the X3, which more than doubled to 5,723 from a year earlier.

Daimler AG's Mercedes brand reported a 7.7 percent increase to 26,617 deliveries, led by a 25 percent gain in sales of the E-Class sedan and an 83 percent jump in the top-of-the-line S- Class.

 Mercedes, BMW and Audi are among luxury-auto makers expanding with lower-cost models as they seek to capture new buyers while retaining wealthier customers loyal to their market. The strategy is hitting home as the vehicles attract individuals including younger people new to the luxury market, whose wealth is increasing as real estate values rise and interest rates stay low.

BMW's sales last month were 29,602, helping it overtake Mercedes-Benz as the top-selling U.S. luxury brand so far this year. In 2014 so far, Munich-based BMW has sold 127,181 vehicles, a 12 percent increase from a year ago, topping Mercedes' total by more than 2,000. Mercedes has sold 125,118 vehicles, a 6.5 percent increase. (Bloombe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