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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내부 승진 사장 해임시킨 KBS

세월호 발언서 시작돼 '외압설' 폭로전…파업에 선거방송도 파행

June 5, 2014 - 19:28 By 신용배

KBS PD 출신 첫 KBS 사장이자, 재직 중 내부 승 진을 통해 사장이 된 첫 사례로 조명받았던 길환영 사장이 사태 35일 만에 해임됐다. 임기 3년의 절반만 채운 상태다. 

지난달 3일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된 KBS 김시곤 당시 보도국장의 부적절한 발 언 논란에서 촉발된 이번 KBS 사태는 청와대와 길 사장의 보도•인사 개입 의혹으로 번지면서 일파만파 확대돼 KBS기자협회의 제작거부와 KBS 양대 노조의 파업으로  이어졌다. 

KBS이사회가 5일 해임제청안을 가결시켜 파국으로 치닫던 KBS사태는 일단락됐다 . 사상 첫 공동파업을 벌인 KBS노동조합(1노조)과 전국언론노조KBS본부(새노조)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히며 파업을 풀고 업무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달 19일 제작거부에 들어간 KBS기자협회는 18일 만에, 지난달 29일 파업에 돌입한 양대 노조는 8일 만에 일터로 돌아간다. 제작거부와 파업으로 뉴스를 비롯해 6•4전국동시지방선거 방송마저 파행 운영되고, 국장과 부장, 팀장 등  간부 들의 잇단 보직 사퇴로 방송사 기능이 총체적 위기에 처해있던 KBS는 이로써 정상화 될 전망이다. 

하지만 향후 진행될 신임사장 선임 절차에서 이른바 '낙하산 사장' 논란 등이 재현되면 또다시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 '세월호 발언 논란'서 시작해 외압설 폭로전 이어져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세월호 사고 희생자와 교통사고 사망자를 비교하는  부적 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촉발된 KBS 사태는 김 국장이 사퇴 기자회견 에서 길 사장의 퇴진을 촉구한 데 이어 KBS기자협회 총회(5월16일)에서 재임 시절 청와대로부터 수시로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김 전 국장은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와 보도 관련 요구를 했는가 하면 길 사장도 특정 뉴스를 빼거나 축소하라는 구체적인 지시를 수없이  했 다고 공개했다. 

이에 KBS기자협회는 길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제작거부(5월19일)에 돌입했고 양대 노조는 길 사장 출근저지 투쟁과 함께 파업찬반투표를 진행했다. 파업투표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됐으며, 보도국 부장들의 일괄 보직 사태를 시작으로 분야를 막론한 KBS 간부들의 보직사퇴가 줄을 이었다. 

KBS기자협회는 방송 자유를 침해했다며 지난 3일 길환영 사장과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을 방송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으며, 4일에는 길 사장이 시사교양 프 로그램 제작에도 부적절한 개입을 했다는 교양국 한 고참 PD의 폭로가 터져나왔다.

장 모 CP는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모두 제가 겪은 일"이라면서 '심야토론' 제작 과정과 '진품명품' 진행자 교체, '추적60분'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행정소 송 등 길 사장의 구체적인 개입 사례를 적시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