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모양의 스마트기기 ‘구글 글라스’를끼고 운전하다가 교통법규 위반으로 적발된 첫 사례가 미국에서 나왔다.
그러나 운전자는 이를 위법으로 볼 수 없다며 정식 재판에서 잘잘못을 가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여성 세실리아 어베이디 씨는 샌디에이고에서 지난 29일(현지시간) 운전을 하던 도중 경찰관에게 교통법규 위반으로 적발됐다고 본인의 구글플러스 게시물(https://plus.google.com/+CeciliaAbadie/posts)을 통해 밝혔다.
당시 어베이디 씨는 제한속도가 시속 65 마일(105km)인 도로에서 약 시속 80마일(129 km)로 과속 운전을 하고 있었는데, 이를 적발한 경찰관이 과속뿐만 아니라 구글 글라스 착용도 법규 위반으로 보고 2개 혐의로 고지서를 발부한 것이다.
이는 현지 법규상 운전자가 볼 수 있는 위치에 모니터가 있는 상황에서 운전하는 것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모니터가 켜져 있든 꺼져 있든 마찬가지다. 단 글로벌 위치추적 시스템(GPS) 장치는 예외다.
미국 주요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구글 글라스를 착용하고 운전하다가 교통법규 위반으로 적발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어베이디 씨는 적발될 당시 구글 글라스를 끄고 운전하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착용하고는 있었으나 모니터가 작동하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베이디 씨는 일단 범칙금 납부를 하지 않고 올해 12월 30일로 예정된 재판에 출석해 ‘법규 위반이 아니다’라고 주장할 계획이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구글 글라스 사용자와 법률 전문가 등 수백명이 어베이디 씨의 구글 플러스 게시판에 잇따라 댓글을 남기면서 격려하고 조언을 주고 있다.
어베이디 씨에게 적용된 ‘모니터 금지’조항은 TV 등을 보면서 운전하는 일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법규인데, 이를 근거로 구글 글라스 착용을 위법으로 보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구글은 구글 글라스 사용자들에게 ‘현지 법규를 잘 숙지하고 준수해야 하며, 법규가 어떻든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권고하고 있으나,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