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뉴질랜드 정상회담에 앞서 존 키 뉴질랜드 총리에게 기념촬영 위치를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한 중인 존 키 뉴질랜드 총리가 26일, 정체되어 있는 한국과 뉴질랜드 간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불만을 드러내며 압박을 가했다.
한국과 뉴질랜드는 FTA 협상을 지난 2009년에 시작했으나, 아직까지 결과물을 보지 못하고 있다.
키 총리는 이날 서울에 거주중인 뉴질랜드 참전 용사들과 뉴질랜드 국민들과의 자리에서 양국간의 무역에 대해 “공정한 경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not exactly a pretty level playing field)”라고 비판했다.
그는 뉴질랜드 회사들이 한국에 수출할 때 매년 2억달러 (한화 약 2223억원)의 관세를 지불하고 있는 한편 한국 회사들은 뉴질랜드에 총 18억 달러 액수의 상품을 수출하면서 500만달러의 관세밖에 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키 총리는 자국의 회사들이 “한 팔을 묶인 상태에서 경쟁하고 있다”면서 “그것은 공정하지도 옳지도 못하다. 우리가 지금까지 한 모든 것, 공헌해온 모든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뉴질랜드 정부가 한국전쟁 당시 한국에 도움을 준 것을 언급하면서, 한국정부가 이때 진 신세를 갚을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키 총리는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비핵화 등 북한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와 양국간 교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이 외국 정상과 국내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지난 5월 말과 지난달 초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 아르만도 게부자 모잠비크 대통령과 연달아 정상회담을 가진데 이어 세번째다.
키 총리는 정전 60주년 기념행사 참석 등을 위해 전날 100명에 달하는 정부대표 단을 이끌고 한국을 찾았다. 뉴질랜드는 6ㆍ25 때 6천여명을 파병했으며 이 가운데 40여명이 숨졌다.
박 대통령은 키 총리에게 "정전 6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에 대규모 대표단을 이 끌고 한국을 방문해줘 대단히 감사하다"며 "뉴질랜드 참전용사의 숭고한 희생 덕분에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가 있었고, 오늘의 한국도 가능했다"고 사의를 표 했다.
이어 "당시 뉴질랜드 전체 군인 숫자가 1만명이 안됐던 걸로 아는데 한국전에 6 천명이 넘는 군인이 파병된 걸로 알고 있다"며 "당시 격전지였던 가평 지역의 청소 년들에게 아직도 뉴질랜드 참전용사들께서 장학금을 보내주고 계신 걸로 안다. 정말 감동적이다"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국 국민은 뉴질랜드 참전용사 여러분의 그런 헌신과 사랑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며 "내일 정전 6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한국 정부와 국민의 감사한 마음이 뉴질랜드 국민에게 잘 전달됐으면 한다"고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키 총리는 "먼저 대통령께 성공적으로 선거를 마치신 것에 대해 축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2012년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때 대통령이 아니었던 상황에서 나눴던 대화들이 기억이 난다"며 박 대통령과의 인연을 상기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비핵화 등 북한 문제 공조 방안, 새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등을 놓고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양 정상은 아울러 양국이 1962년 수교 이래 이어온 전통적 우호 협력 관계를 더 욱 발전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도 머리를 맞댔다.
뉴질랜드는 우리나라의 협력 동반자로서 전략적 가치가 크며 자원개발, 과학기술, 남극협력 및 영화 등 문화산업 분야에서 협력의 필요성이 상당하다는 것이 청와 대의 설명이다.
<관련 영문 기사>
N.Z. leader pressures Korea on FTA
From news reports
New Zealand Prime Minister John Key on Friday pressured South Korea to move forward in their stalled talks for a free trade agreement.
He sharply criticized Seoul for treating New Zealand unfairly, saying that it is time for Seoul to repay his country’s contribution to the Korean War which ended 60 years ago.
Key is visiting Seoul to attend the 60th anniversary of the armistice. New Zealand sent more than 6,000 troops to fight for South Korea in the 1950-53 war.
In a meeting with New Zealand veterans and residents in Seoul, Key expressed frustration with the delayed FTA talks with Korea which has already signed trade deals with the U.S., the European Union and Chile.
“It‘s not exactly a pretty level playing field,” Key was quoted as telling the veterans.
The two countries began FTA talks in 2009 but have yet to conclude negotiations.
“A lot of the companies who our guys compete with have got a real disadvantage here, and so we’re asking them to compete with one arm tied behind their back.”
He said that New Zealand companies paid $200 million a year in tariffs on its exports to South Korea, while New Zealand charged Korean companies only about $5 million on the some $1.8 billion they exported to New Zealand.
“I don’t think that‘s right or fair, not given everything we’ve done and the contribution that we‘ve made.”
Later in the day, he held a summit with President Park Geun-hye and discussed North Korea and bilateral cooperation between the two countries.
Park expressed appreciation for New Zealand’s support for South Korea during the war, Cheong Wa Dae said in a statement.
“South Korea was able to safeguard liberal democracy and become what it is today thanks to the sublime sacrifices of New Zealand troops,” Park told Key. “The people of South Korea will never forget the sacrifices and love of New Zealand veterans.”
Park said that New Zealand dispatched 6,000 troops when the country‘s total number of troops was fewer than 10,000. She also noted that New Zealand veterans are still sending scholarships to South Korean students in one of the hardest-fought regions during the war.
The two countries established diplomatic relations in 1962. Their bilateral trade volume amounted to $75.5 billion last year.
(
kh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