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8일 유엔 안보리의 새 제재와 한미합동군사연습에 반발, 남북간 맺은 불가침 합의를 전면 폐기하고 남북직통전화 등 판문점 연락통로를 단절한다고 선언했다.
평양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키 리졸브’와 ‘독수리’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우리에 대한 침략행위로 북남 사이의 불가침에 관한 합의를 전면적으로 뒤집어 엎는 파괴행위”라고 규정하고 “조선정전협정이 완전히 백지화되는 3월 11일 그 시각부터 북남 사이의 불가침에 관한 합의들도 전면 무효화될 것을 공식 선언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9일 계룡대에서 열린 2013 장교 합동임관식에서 김관진 국방부장관과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인민군 장령(장성) 강표영이 전날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평양시 군민대회에 참석, 군 장병 대표연설에서 “조국통일대전의 출발진지를 차지한 인민군 장병들은 방아쇠에 손을 걸고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미 타격목표를 확정한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을 비롯한 각종 미사일들은 경량화, 소형화되고 다종화된 핵탄두들을 장착하고 대기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강표영은 한국의 중장급인 상장으로 인민무력부 부부장을 맡고 있다.
그는 “누르면 발사되게 되여있고 퍼부으면 미 제국주의의 아성이며 악의 본거지인 워싱턴은 물론 그 추종세력들의 소굴까지도 불바다로 타번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조평통이 폐기를 선언한 남북 불가침 합의 중에서는 1992년 발효한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이하 남북기본합의서)가 대표적이다.
기본합의서는 ‘제2장 남북 불가침’ 항목에서 ▲상대방에 대한 무력불사용 ▲우발적 군사적 충돌 방지 ▲분쟁의 평화적 해결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운영 ▲쌍방 군사당국자 사이의 직통전화 설치•운영, ▲남북군사분과위원회 구성을 통한 후속 대책 협의 등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조평통은 “적들이 우리의 영토, 우리의 영공, 우리의 영해를 한치라도 침범하고 한점의 불꽃이라도 튕긴다면 보복타격으로 무자비하게 징벌할 것”이라고 밝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7일 2010년 연평도 포격 부대인 ‘무도영웅방어대’와 ‘장재도 방어대’를 시찰, ‘전면전 준비’를 주문했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맞서 국가적 훈련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한 간의 사소한 대치가 심각한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결의 채택 전부터 ‘핵선제 타격권 행사, ’제2의 조선전쟁‘ 등을 거론하며 위협수위를 높여왔다.
이에 맞서 국방부는 “북한이 핵무기로 한국을 공격한다면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인류의 의지로 김정은 정권은 지구상에서 소멸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핵타격 위협은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일종의 협박이고 겁박이다. 핵무기가 과거에 세계전쟁 종식을 위해 2번 사용된 적은 있지만 대한민국과 같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사회를 공격한다면 이것은 인류가 용서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은 지난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올해 핵실험에 이어 각종 재래식 무기를 가지고 활발하게 과거와 다르게 강도높게 군사 훈련을 하고 있다”며 “특수부대와 잠수함, 항공기 등 다각적으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 세력들이 침투하거나 도발할 수도 있어 우리 군은 눈과 귀를 다 열어놓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후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육ㆍ해ㆍ공군 장교 합동임관식축사에서 굳건한 안보 태세를 다짐했다.
그는 “북한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강행하고 정전협정을 백지화하겠다며 위협하고 있다”며 “국민은 굶주리는데 핵무기 등의 군사력에만 집중한다면 그 어떤 나라도 결국 자멸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는 강력히 대처”하겠지만 “북한이 변화의 길로 나선다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적극 가동해서 남과 북이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기반과 조국 통일의 길을 탄탄히 닦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또한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 주재로 이날 오전 긴급 외교안보정책점검회의를 개최, 대북제재에 반발한 북한이 도발 행위를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외교안보정책점검회의 개최는 이번이 처음으로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가정보원, 총리실에서 차관급 인사가 참석했다.
이번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제재결의 2094호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 개발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현금 등 금융자산의 이동이나 금융서비스의 제공을 금지토록 했으며 금지물품이 적재됐다는 정보가 있는 북한 입출 선박에 대한 화물검사를 의무화했다. (코리아헤럴드 / 신현희 기자)
<관련 영문 기사>
Pyongyang threatens to rescind nonaggression pacts, sever hotline with Seoul
By Shin Hyon-hee
North Korea ratcheted up tension Friday declaring it would end nonaggression pacts and an emergency hotline with the South.
In a fury over new U.N. sanctions and South Korea-U.S. joint military drills, Pyongyang also threatened that its nuclear-tipped, long-range missiles are on standby.
In response, President Park Geun-hye used her first speech to military cadets to reaffirm Seoul’s resolve to deal sternly with any provocations.
The totalitarian regime has recently escalated its rhetoric including warnings of nullifying a 1953 armistice and launching a preemptive nuclear strike against aggressors.
“Soldiers are ready for a battle and only awaiting an order, while various missiles including an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are on standby preset for targets, equipped with lightened, miniaturized and varied nuclear warheads,” Col. Gen. Kang Pyo-yong, deputy chief of the Ministry of People’s Armed Forces, was quoted as saying by the Rodong Sinmun, a propaganda organ of the North’s Workers Party.
In his speech to a mass rally in Pyongyang, Kang said the missiles will turn Washington and its allies into a “sea of fire.”
Pyongyang slammed South Korea and the U.S. for threatening peace on the peninsula with the 10-day Key Resolve drill starting Monday and the two-month Foal Eagle training underway since the beginning of the month.
The Committee for the Peaceful Reunification of Korea also issued a statement declaring “full nullification of inter-Korean nonaggression treaties as of March 11 when the ceasefire accord becomes null.”
The two Koreas clinched the so-called Basic Agreement in 1991 to promote reconciliation, nonaggression and peaceful resolution of conflicts. The North has in the past threatened to rescind the watershed treaty when cross-border tension was heightened.
On Thursday, the U.N. Security Council approved its fourth set of sanctions against Pyongyang in punishment for its Feb. 12 test of fission devices, adding three individuals, one business and one organization to its blacklist for asset freezes and travel bans.
The newest measures also include tighter cargo inspection on airplanes and ships, and bans on lavish items such as pricey jewelry, yachts, luxury and race cars.
North Korean leader Kim Jong-un visited an artillery unit involved in the 2010 shelling of Yeonpyeong Island near the border, according to the state media.
During the visit, he reportedly called on troops to prepare for an “all-out war” in case of provocation.
Seoul vowed to hit back and said any atomic attack will only result in the regime’s collapse.
“If North Korea attacks South Korea with a nuclear weapon, the Kim Jong-un regime will dissipate from the earth,” Defense Ministry spokesman Kim Min-seok told a press briefing.
“Although atomic bombs were used twice in the past to end World War II, nuclear attacks on a free, democratic and happy society like South Korea will not be forgiven by mankind.”
North Korea’s 1.02 million-strong military has been conducting “particularly intense” drills by mobilizing submarines, fighter jets and Special Forces, Kim added.
Park urged Pyongyang to stop raising tension in her speech at a joint commissioning ceremony for graduating military cadets at the Gyeryongdae military headquarters.
“Our current security situation is extremely grave. North Korea pushed ahead with a nuclear test and long-range missile development and is threatening to annul the Armistice Agreement,” the president said.
“I will deal strongly with North Korea’s provocations. But if North Korea takes a path of change I will actively undertake the Korean Peninsula Trust Process to build a foundation for the South and North to live peacefully and pave the way for national unification,” she said, referring to her signature policy aimed at building trust for inter-Korean reconciliation.
Earlier in the day, Cheong Wa Dae also held a meeting of senior secretaries to discuss the situation and countermeasures.
Senior foreign affairs and security secretary Ju Chul-ki presided over the session with vice minister-level officials of the defense, foreign and unification ministries and the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 presidential spokesman Yoon Chang-jung told repor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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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sh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