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구팀이 게놈편집으로 불리는 유전자 조작기술을 이용, 시중판매가로 환산해 개당 6천만 엔(약 6억 원)~3억 엔(약 30억 원)을 호가하는 금보다 비싼 달걀을 낳는 닭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만든 닭은 암과 간염 치료약에 사용되는 유용한 단백질을 함유한 달걀을 낳는 닭이다. 이 닭이 낳은 달걀 1개에는 '인간 인터페론β(human interferon β)'가 30~60㎎ 함유돼 있다. 시중 판매가격으로 환산하면 6만 엔~3억 엔에 상당한다고 한다.
대장균 등을 이용해 이 성분을 만드는 방법은 이미 개발돼 있으나 새 방법을 이용하면 훨씬 싼 값에 대량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4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 바이오메디컬 연구부문 오이시 이사오(大石勲) 부문장 등은 수탉의 배아(胚)에서 정자의 근원이 되는 세포를 분리해 배양했다. 그런 다음 게놈편집기술을 이용해 암과 간염 치료약에 사용되는 '인간 인터페론β'를 만드는 유전자를 삽입한 후 다른 수탉의 배아로 돌려보내 부화시켰다.
이렇게 해서 태어난 수탉을 야생 암탉과 교배시키자 흰자위에 인간 인터페론β를 함유한 알을 낳는 암컷이 태어났다. 달걀 1개의 인간 인터페론β 함유량은 30-60㎎ 이었다. 시판 가격으로 환산하면 달걀 1개에 6천만~3억 엔 짜리 "금달걀"이라고 한다.
대장균이나 배양세포를 이용해 인간 인터페론β를 만드는 기존 방법에는 대규모 전용시설이 필요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새 방법은 번식이 쉬운 닭의 알 속에서 이 성분이 생성되기 때문에 이런 대규모 시설이 필요없다.
공동연구를 진행한 시약 제조판매기업 '코스모 바이오' 측은 "새 방법으로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되면 가격을 기존의 절반이나 3분의 1 정도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의약품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효과와 안전성 확인이 필요해 당분간은 시약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닭은 수정란 게놈편집이 어렵다. 연구팀은 정자의 근원이 되는 세포를 게놈편집하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오이시 부문장은 "이 기술을 이용하면 닭이 여러가지 유용한 단백질을 만들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