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피임약을 복용한 여성 4명 중 1명은 울렁거림이나 월경장애 등 부작용을 경험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엄혜연, 정선영씨가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사전 경구 피임약을 복용한 1천412명 가운데 유해 사례를 경험했다고 대답한 사람은 371명(26.3%)에 달했다.
논문은 경구 피임제의 유해 사례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13년 5월 16일부터 7월 23일까지 무작위 전화조사를 시행, 사전•사후 경구 피임제 복용 경험이 있는 20∼49세의 여성 1천500명을 분석 대상자로 삼았다.
사용 목적에 따라 유해 사례 경험률을 비교한 결과 월경 주기 조절을 목적으로 복용한 859명 가운데 225명(26.2%), 피임을 목적으로 사전 피임제를 복용한 665명 가운데 192명(28.9%), 질병치료를 목적으로 복용한 82명 가운데 28명(34.2%)이 유해 사례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용 후에 나타난 유해 증상으로는 울렁거림(오심)•구토가 183건(32.9%)으로 가장 많았고 월경 장애 53건(14.3%), 어지러움 47건(12.7%), 피부 트러블 38건(10.2 %), 두통이 37명(10%)으로 그 뒤를 이었다.
유해 사례를 경험한 사람 가운데 56%는 복용을 중단했지만 23.2%는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유해 사례를 경험하고 외래로 병원을 방문한 사람은 11.3 %에 불과했다.
사후 피임제의 경우 복용한 여성 361명 가운데 67명(18.6%)이 유해사례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사후 피임제를 복용한 모든 여성은 성교 후 72시간 이내에 약을 복용했으며 복용 횟수는 평균 1.7회였다.
연구진은 "우리나라 여성은 월경 주기를 조절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전 피임제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유해 사례 경험 비율은 사전 피임제의 사용 횟수 증가에 따라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사전피임제의 심각한 부작용 중 하나인 정맥혈전증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1명도 없었다"며 "사전피임제 복용으로 인한 정맥혈전증이 아시아인종에게 잘 발생하지 않는다는 연구가 있긴 하지만, 병원 진료 없이 환자 스스로 자각할 수 없는 정맥혈전증 특성상 이 같은 결과가 나왔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대한보건연구 최근호에 '국내 성인 여성의 경구피임제 사용현황 및 안전성에 대한 설문조사'란 제목으로 실렸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