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많을수록 하루 6시간 이내로 짧게 잘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강대희 교수(서울대의대 학장)팀은 2004~2008년 도시 기반 역학조사에 참여한 40~69세 8만4천94명(남 2만7천717명, 여 5만6천377명)을 대상으로 '한국인 중장년층에서의 수면시간 관련 요인에 관한 연구'를 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19일 밝혔다.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5월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를 사회경제적요인(연령, 교육수준, 직업형태, 결혼여부), 생활습관요인(흡연, 음주, 식습관, 비타민의 섭취, 규칙적인 운동), 심리상태(스트레스 빈도, 주관적 건강상태), 신체 계측치(체질량지수, 허리둘레), 건강상태(우울증 외 20개 질병)의 5가지 영역으로 나눠 6시간 이내로 짧거나 10시간 이상으로 긴 수면시간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미국수면재단(NSF)이 올해 발표한 연령대별 하루 수면시간 지침을 보면 26~64세 성인은 7~9시간, 65세 이상 노인은 7~8시간을 자는 게 권장된다. 반면 재단은 성인이 하루 6시간 이하 또는 10시간 이상을 자거나, 노인이 5시간 이하 또는 9시간 이상을 자면 '부적당 수면시간'으로 분류했다.
연구결과 남성의 경우 40~49세보다 60~69세의 짧게 자는 비율이 1.7배에 달했으며, 길게 자는 비율도 2배 높았다. 반면 여성에서는 길게 자는 비율이 60~69세 집단에서 40%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나이가 들수록 수면시간이 짧아진다는 속설이 여성에서 더욱 뚜렷한 셈이다.
주목되는 건 스트레스와 흡연 등이 '부적당 수면시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스트레스가 많다고 평가한 그룹과 그렇지 않다는 그룹 간에 수면시간의 차이가 컸다. 스트레스가 많은 그룹은 짧은 수면과의 연관성만 관찰됐는데 6시간을 채 못 자는 비율이 남성에서 1.8배, 여성에서 1.6배가량 높았다.
현재 담배를 피우는 남성과 여성도 긴 수면과의 연관성이 각각 1.2배, 1.4배 증가했다.
교육수준도 수면량의 증감에 영향을 미쳤는데 교육수준이 낮은 남성은 짧은 수면과의 연관성이 1.7배, 여성은 1.8배 증가했다. 이 경우 긴 수면과의 연관성은 남성이 2.1배, 여성은 2배였다.
불규칙적인 식습관 역시 부적당한 수면시간과의 연관성이 컸다. 짧은 수면과의 연관성은 남성 1.4배, 여성 1.5배였으며, 긴 수면은 남성 1.6배, 여성 1.6배로 분석됐다.
또 주관적 건강상태가 나쁠수록, 우울증 치료를 받는 사람일수록 부적당 수면시간과의 연관성이 최소 1.5배에서 최대 2.9배까지 높았다.
강대희 교수는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 나쁜 생활습관, 좋지 않은 심리상태, 우울증 등이 한국인 중장년층에서 부적당 수면시간을 유발하는 요인임을 밝힌 데 의미가 있다"면서 "부적당 수면시간은 향후 만성질환과의 관계를 나타낼 수 있는 만큼 부적당 수면시간 관련 요인을 가진 집단에 대해서는 질병발생 위험군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