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올해 '미스 러시아'로 뽑힌 여대생의 국기(國旗) 모독 논란이 검찰 수사로까지 번지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중부 스베르들롭스크주 검찰은 26일(현지시간) 2015년 미스 러시아 소피야 니키트축(21)의 국기 모독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연합)
사건은 스베르들롭스크주 지역 월간 화보 잡지인 '스톨리니크' 5월호 표지에 니키트축이 벌거벗은 몸에 러시아 국기를 본뜬 천을 두르고 찍은 선정적 사진이 실린 게 발단이 됐다.
스베르들롭스크주 도시 예카테린부르크의 우랄연방대학 인문대 재학생인 니키트축은 지난해 '미스 예카테린부르크' 타이틀을 거머쥔 데 이어 올해 4월 중순 미스 러시아 선발대회에서 우승해 300만 루블(약 6천500만원)의 상금과 부상으로 자동차 등을 받으며 세간의 관심을 끌던 중이었다.
문제의 사진은 지난 4월 말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잡지는 올해로 70주년을 맞은 제2차 세계대전 승전을 기념하는 특별호에 애국주의를 고취한다는 취지로 이런 사진을 실었다.
하지만 '승리의 맛'이란 제목이 붙은 이 사진을 두고 지역 주민들이 국가 상징물인 국기를 모욕했다며 검찰에 탄원서를 제출해 논란이 확산하기 시작했다.
크렘린 외곽 정치 조직인 '전(全)러시아국민전선'은 국가 상징물에 대한 모욕죄로 니키트축을 노동 교화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잡지사와 니키트축이 국기를 모욕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주민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마침내 현지 주민 가운데 한 사람이 검찰에 니키트축을 국기 모독죄로 정식 고발하면서 검찰이 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선 국기를 직접 몸에 두른 것이 아니라 국기색인 백색, 청색, 적색의 3색으로 이뤄진 천을 두른 것에 불과한 데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는 반론도 나온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