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랑스 베르사유궁에 여성 성기 모양의 미술 작품이 설치돼 논란을 빚고 있다고 현지 라디오 RFI가 7일 보도했다.
베르사유궁의 현대 미술전 초청을 받은 영국 미술가 아니쉬 카푸어는 궁 정원에 'Dirty Corner'(더러운 구석)라는 제목의 미술 작품을 설치했다.
(연합)
이 작품은 깔때기 모양의 60m 길이 철제 터널과 그 주변에 배치된 돌덩이로 이뤄져 있다.
카푸어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매우 성적이다"면서 권력을 쥔 '왕비의 질'과 비교했다.
그는 또 좌우 대칭의 완벽한 인공미를 자랑하는 베르사유궁 정원의 "균형을 깨뜨리고 싶었다"고도 설명했다.
작가의 작품 설명 이후 이 작품이 여성의 질과 유사한지, 혹시나 프랑스 혁명 당시 처형된 루이 16세 부인인 마리 앙투아네트의 성기를 표현하려 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우파 야당인 공화당 소속 베르사유 시장 프랑수아 드 마지에르는 "카푸어의 작품은 실수다"면서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나 현지 일간지인 르피가로는 "논란이 커지면 베르사유궁 방문객도 늘어날 것"이라면서 카푸어의 작품 설치에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인도 뭄바이에서 태어나 영국에 정착한 카푸어는 1990년 베니스 비엔날레 영국관 작가로 선정됐고 1991년 영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현대 미술상인 터너상을 받았다.
베르사유궁은 2008년 미국 작가 제프 쿤스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매년 현대미술 전시회를 열고 있다.
쿤스의 개인전 때는 베르사유궁을 건설한 '태양왕' 루이 14세의 후손이 가문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팝아트 전시회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화제가 됐다.
또 2010년에는 일본판 앤디 워홀로 통하는 팝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村上 隆)가 '망가'(일본 만화)풍의 팝아트 작품을 전시하자 보수주의자들이 '프랑스 과거에 대한 불명예'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다카시에 이어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이우환이 아시아 작가로는 두 번째로 베르사유궁 현대미술 전시회에 초청받았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