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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태풍 '퍼트리샤' 오늘 밤은 텍사스주에 비 뿌려

Oct. 25, 2015 - 10:48 By KH디지털2
허리케인 '퍼트리샤'가 불과 30시간가량 만에 기록적 규모의 초강력 허리케인으로 발달한 것은 올해 발생한 '슈퍼 엘니뇨'의 영향 이라고 기상학자들은 분석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최고등급인 '카테고리 5'(5등급) 허리케인으로 멕시코 서남부 태평양 연안에 상륙한 퍼트리샤는 지난 21일 밤 10시까지만 해도 풍속이 시속 100㎞를 조금 넘는 열대성 폭풍으로 관측됐다.

퍼트리샤는 그러나 30시간이 지난 23일 새벽 4시에는 최고 풍속이 시속 320㎞를 넘어 서반구(동태평양과 대서양)에서 관측된 허리케인 중 가장 강력한 규모 중 하나로 성장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허리케인 연구부문의 로버트 로저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퍼트리샤가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위력을 키웠다고 말했다.

퍼트리샤가 이처럼 급속하게 초강력 허리케인으로 발달한 것은 올해 기승을 부리는 강력한 엘니뇨 때문이라고 기상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엘니뇨로 해수면 온도가 예년보다 올라가면서 허리케인의 '연료'에 해당하는 공기 중 수분이 많아졌고, 이에 비해 폭풍우 발달을 저해하는 대기 상층부의 바람은 잦아들게 해 단시간에 '괴물급 허리케인'이 만들어졌다는 분석이다.

기상정보 제공 업체 '웨더 언더그라운드'의 기상 전문가 제프 마스터스는 "이런 사례는 정말 드물고 특히 서반구에서는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5등급 허리케인이 늘어난 것도 엘니뇨의 영향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 했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열대성 폭풍 가운데 최고등급에 해당하는 5등급은 퍼트리샤까지 모두 9개로 이는 연간 기록으로는 역대 2번째에 해당한다고 마스터스는 설명했다.

풍속이 시속 254㎞를 넘는 5등급 폭풍은 일반적으로 연간 5∼6개가 발생하는데 올해는 그 두 배에 가깝다.

올해 대서양보다 동부·북부 태평양에서 열대성 폭풍이 더 많이 생겨난 것도 엘 니뇨 때문으로 추정된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태평양 일대에 폭풍이 만들어지기 좋은 바람을 몰고 오는 반면 대서양에서는 폭풍 생성을 저해하는 바람이 불기 때문이다.

마스터스는 2013년 필리핀에서 7천300여 명의 사망·실종자를 발생시킨 태풍 하이옌의 예를 들면서 이런 초강력 폭풍들이 지구 온난화가 미래에 가져올 위험을 경고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퍼트리샤는 24일 멕시코를 통과하면서 급속히 위력이 약해져 열대성 저기압으로 변질된 상태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최고 풍속이 시속 70㎞ 정도로 낮아진 퍼트리샤가 24일 오후 현재 멕시코의 몬테레이 인근을 지나고 있다고 전했다.

기록적 위력으로 재난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했던 퍼트리샤는 예상보다는 적은 피해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멕시코 정부는 곳곳에서 도로가 침수되고 산사태가 일어나거나 나무·전신주 등이 넘어지는 등 강풍과 폭우 피해가 잇따랐으나 사망·부상 등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퍼트리샤의 영향권에 들면서 많은 비가 쏟아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는 24일 새벽 개와 함께 산책을 하던 남성이 배수로에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또 나바로 카운티 코시캐나에서는 철도 운영사 유니언 퍼시픽의 화물열차가 침수된 구간에서 탈선했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AP는 전했다.

퍼트리샤의 피해가 예상보다 덜한 것은 비교적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에 상륙, 멕시코 산간지대를 지나며 급격히 위력이 약해진 덕분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또 퍼트리샤가 한 지역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빠른 속도로 이동한 것도 피해가 줄어든 요인으로 지적됐다.

미국 기상당국은 열대성 저기압이 된 퍼트리샤가 24일 밤∼25일 새벽에는 텍사스주에 도달해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