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법 당국이 이성과 악수했다는 이유로 남녀에게 각각 99대의 태형(채찍질)을 선고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이란의 여성 시인 파테메흐 에크테사리와 남성 시인인 메흐디 무사비는 스웨덴에서 열린 시 관련 행사에서 참가자들과 악수했다는 이유로 이 같은 형을 받았다.
이란에서는 친족 이외의 이성과 악수하는 것을 "간통까지는 아니지만 적절치 않은 성적 행위"로 간주한다고 국제펜클럽은 전했다.
앞서 두 시인은 신성 모독 내용을 담은 책을 썼다는 혐의로 에크테사리는 11년6개월, 무사비는 9년의 징역형을 각자 선고받은 상태다.
(Yonhap)
그러나 이들의 책은 발간에 앞서 이란 당국의 사전 승인을 받았던 데다 이들의 신성 모독 혐의에 대한 자백이 강압 아래서 이뤄졌다고 국제펜클럽은 설명했다.두 시인과 유사한 혐의가 적용된 영화 제작자 카이반 카리미 역시 최근 6년 징역형 및 223대의 채찍질형을 선고 받았다고 미국에 있는 인권단체인 '이란의 인권을 위한 국제 캠페인' 측이 밝혔다.
이란은 지난 7월 핵개발 문제에 대해 서방과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개방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국내 행정관료와 법 집행기구는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지도 아래 어떤 형태의 이견이라도 국가 안보의 위협으로 여겨 기소하는 '안보 국가' 체제를 굳혔다고 이 단체는 지적했다.
아울러 이란은 언론 자유를 탄압해 중국에 이어 가장 많은 30명의 언론인을 투옥한 상태라고 인권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는 지적했다.
한편, 이란 정부가 마약사범 척결에 나선 결과 올해 7월까지 사형자 수가 최소 694명으로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의 753명에 육박하며 금년에 1천 명을 넘을 수 있다고 아흐메드 샤히드 유엔 이란인권 특별보고관이 유엔총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밝혔다.
샤히드 보고관은 사법제도의 문제뿐만 아니라 언론과 반체제인사, 여성과 표현의 자유 등에 대한 탄압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