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의료서비스 단체와 실무자협의체 회의 시작
건보공단 "'퍼주기식' 가격협상 하지 않을 것"
건강보험 재정을 책임진 건강보험공단과 의사, 약사 등이 내년 서비스 대가(수가)를 얼마로 할지를 놓고 밀고 당기는 가격 협상이 곧 시작된다.
건강보험공단은 각 의약단체와 실무자협의체를 가동해 오는 9일 첫 회의를 열고 상견례를 겸한 수가 협상 진행방식을 논의한다고 4일 밝혔다. 본격적인 수가 계약 협상에 들어가기 전에 서로 탐색전을 벌이는 것이다.
건보공단은 가입자인 국민을 대표해 해마다 5월말까지 의협, 치과의사협회, 병원협회, 약사회, 한의사협회, 간호사협회 등 의료 공급자단체들과 7개 유형별로 의료·요양서비스 비용을 얼마나 지급할지 협상을 벌인다.
수가 협상을 앞두고 건보공단은 소중한 국민의 보험료가 적정하게 지급될 수 있도록 협상전략을 짜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작년 요양기관 종별 진료비 통계자료를 분석하는 등 협상의 기초자료를 모으며 협상에 대비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현재 건강보험 재정이 흑자지만 적어도 '퍼주기식'으로 수가 협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협상에서 절대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건보공단은 지난해 수가 협상 당시에도 건강보험 재정이 10조원 넘는 흑자를 기록하자 수가 인상에 대한 의료 의료공급자측의 기대가 높아지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은 바 있다.
건보공단의 '2015 건강보험 주요통계' 자료를 보면, 2015년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57조9천593억원으로 전년보다 대비 6.7% 증가했다.
이 중에서 환자 본인부담금을 빼고 건보공단이 부담한 요양급여비는 43조3천449억원으로 전년대비 6.5%가 늘었다.
각 의약단체와 수가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돼 이견 없이 수가 계약이 체결되면 건강보험 가입자 대표로 구성된 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계약 내용을 심의·의결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종 고시한다.
그러나 협상이 결렬되면 건강보험 가입자와 의료서비스 공급자, 정부 대표 등이 참여하는 건강보험 최고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6월말까지 유형별 수가를 정하게 된다.
건보공단은 올해 수가를 의원 2.9%, 한방 2.2%, 약국 3.0%, 조산원 3.2%, 보건기관 2.5%의 각각 올려주기로 지난해 합의했다. 하지만, 병원과 치과와는 협상이 결렬돼 건정심에서 수가 인상률이 각각 1.4%, 1.9%로 결정됐다.
수가는 건강보험 가입자의 보험료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의료서비스 대가로 주는 가격이 오르면 건강보험료도 덩달아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건정심에서 올해 보험료를 0.9% 올렸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