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수도 외곽서 교전..美항모 재배치(종합)
요충지 자위야서 공방전.."카다피軍, 무기고 폭격"
반정부 세력 "외국군 환영하나 상륙은 비상시에만 허용"
(카이로=연합뉴스)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친위부대와 반정 부 세력이 수도 트리폴리 인근의 위성도시 알-자위야를 놓고 공방전을 벌이는 가운 데, 서방 측 국가들이 군사적 개입 움직임을 보여 리비아 사태가 새 국면을 맞고 있 다.
1일 알-자지라 방송과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카다피 친위부대는 전날 밤부터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50㎞ 떨어진 전략적 요충 도시 자위야를 반정부 세력으로부 터 탈환하기 위해 6개 방향으로 대대적인 반격을 감행했다.
하지만, 정부군에서 빼앗은 탱크와 자동화기, 대공화기 등으로 무장한 반정부 세력은 이날 새벽까지 6시간 넘게 이어진 전투에서 카다피 친위부대의 공세를 저지 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도시의 한 시민은 A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카다피 군의) 공격을 물리칠 수 있다"며 "우리는 대전차 무기인 RPG로 탱크를 파손했고, 카다피의 용병들 은 달아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카다피가 이 도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부족장 모하메드 알-마크투프 에게 전화를 걸어 반군이 이날 중에 물러나지 않으면 전투기로 공격할 것이라고 위 협했다고 덧붙였다.
양측이 자위야를 놓고 양보 없는 공방전을 벌인 것은 이 도시가 트리폴리의 서 쪽 관문이자 정유시설이 위치한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카다피 친위부대는 또 전날 밤 트리폴리로부터 750㎞ 떨어진 동부 도시 아즈다 비야 인근에 있는 무기고를 폭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카다피의 공군기가 반군이 장악한 무기고를 폭파했으며, 이 무기고 에는 미사일과 폭탄, 탄약 등이 보관돼 있었다고 말했으나 리비아 국방부는 국영TV 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런 주장을 부인했다.
반정부 세력에 대한 카다피 친위부대의 전투기 공격 가능성이 커지자 미국과 유 럽 등은 리비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전날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위원 회에 참석해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관련, "그것을 선택 방안 중 하나로 적극 검토하고 있다"면서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포함한 모든 수단이 검토 대상"이라고 밝 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같은 날 하원에 출석해 리비아 상공에 우방과 군 사적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국방장관에게 이에 대한 검토를 지시 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소말리아 해상에서 해적 퇴치 작전을 벌이던 미군의 핵 추진 항공 모함 엔터프라이즈 호가 지중해로 연결된 수에즈 운하의 홍해 입구 쪽으로 항진하고 있다고 미국 폭스뉴스가 전했다.
이와 함께, 해병대 대대 병력이 탄 강습상륙함 키어사지 호도 수에즈 운하 쪽으 로 이동 증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미 국방부는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리비아가 면하고 있는 지중해에는 이미 2척의 미 해군 전함이 배치돼 있다.
리비아의 반정부 세력에 합류한 압델 파타 유니스 전 내무장관은 알-자지라 방 송과의 인터뷰에서 "외국 군대를 환영하지만, 이들 부대의 리비아 상륙은 비상시에 만 용인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방국과 반정부 세력의 퇴진 압박 속에서도 카다피는 전날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국민은 나를 사랑한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은 사임할 생각이 없다 고 거듭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