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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500억원 세계 최고가 집주인, 알고 보니 사우디 실세 왕세자

Dec. 18, 2017 - 09:57 By Yonhap
2년 전 3천500억원이 넘는 가격에 팔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집으로 기록된 대저택의 주인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 저택과 관련한 서류를 추적해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 저택은 프랑스 파리 교외에 자리하고 있으며 정원까지 더하면 그 넓이가 무려 23만㎡에 이른다.
 
호화저택 샤토 루이14세 (연합뉴스 자료사진)

17세기 베르사유 궁전 양식으로 지어진 만큼 '샤토 루이14세'로 불리며, 이름에 걸맞게 대리석 조각상, 금박을 입힌 분수대 등 초호화 장식을 자랑한다.

이 저택이 지난 2015년 2억7천500만유로(약 3천538억원)에 판매되자, 포천지는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집"이라고 표현했다.

당시 구매자의 신원은 중동 출신이라는 것 외에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NYT는 샤토 루이14세의 소유권이 프랑스와 룩셈부르크에 있는 유령회사들 뒤에 조심스럽게 가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유령회사들은 '에이트인베스트먼트컴퍼니(EIC)'라는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데, 이는 빈살만 왕세자의 개인 재단 대표가 운영하는 사우디 법인이다.

버뮤다의 법무법인 애플바이로부터 확보한 서류를 보면 EIC는 사우디 왕가 구성원들이 소유하고 있으며, 그 자금 역시 살만 국왕과 사우디로부터 나온다.

EIC의 주주는 빈살만 왕세자 개인 재단 대표와 살만 사우디 국왕의 사무 담당자, 몰디브 주재 사우디 대사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몰디브는 빈살만 왕세자가 래퍼 핏불, 가수 싸이 등을 초청해 여러차례 초호화 파티를 주최한 곳이기도 하다.

EIC는 빈살만 왕세자가 2015년 프랑스 남부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마음에 드는 440피트(약 132m)길이의 요트를 발견, 러시아 보드카 재벌로부터 이를 구매할 때도 동원된 회사다.

이 회사는 최근 파리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250만㎡가 넘는 부동산을 사들이기도 했다.

사우디 왕가의 고문들도 이 저택이 결국 빈살만 왕세자에게 속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최근 반부패 척결을 앞세워 대대적인 숙청과 경제 개혁을 이끌고 있는 빈살만 왕세자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브루스 O.리들은 "빈살만 왕세자는 큰 성공을 거두고 부패하지 않은 개혁가로서의 이미지를 쌓으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번 일은 그러한 이미지에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