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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제재 받는 푸틴의 '돈많은 친구들'

March 24, 2014 - 10:14 By 정주원
미국이 20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의 비서실장 게르게이 이바노프를 비롯한 정부 관료 16명과 기업인 4명, 금융기관인 ‘방크로시야’가 제재 대상이다.

푸틴의 ‘이너서클(inner circle)’로 불리는 기업인 유리 코발츄크(62), 겐나디 팀첸코(61), 아르카디 로텐베르그(62), 보리스 로텐베르그(57) 형제 등 4명은 억만장자들이다. 푸틴의 장기 집권 동안에 부를 급격하게 불리며 친구 덕 좀 본 이들이 이번에는 친구 때문에 발목이 잡혔다. 

(왼쪽부터)보리스로텐버그, 나디 팀첸코, 유리 코발츄크, 아카디 로텐버

코발츄크는 방크로시야의 대주주이자 이사회 의장이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방크로시야의 자산은 100억달러로,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개인 은행이며 러시아 2대 보험회사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이 은행을 주무르는 코발츄크는 푸친과는 20년 지기 친구 사이다. 1990년대 푸틴이 고향인 상페테르부르크의 부시장으로 재직 당시 둘은 같은 다차(주말농원) 조합의 일원이었다. 푸틴이 대통령에 오르자 코발쥬크는 승승장구해 금융기관 뿐 아니라 6개 연방 TV채널과 러시아 4위의 이동통신 ‘텔레2러시아’ 등 통신과 미디어로 영향력을 확대했다.

겐나디 팀첸코(61)는 러시아의 석유거래 황제다. 팀첸코가 공동창업한 국제석유트레이딩회사 군포르 그룹은 서방 언론으로부터 푸틴이 뒤를 봐주는 기업으로 의심받기도 했다. 2000년에 무명에 가까웠던 팀첸코가 푸틴 집권 이후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미국 재무부는 푸틴이 군포르 그룹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팀첸코와 로텐베르그 형제는 푸틴과 진한 ‘스포츠 우정’을 나눴다. 팀첸코는 ‘야바라-네라’라는 유도클럽 창립멤버이며, ‘유도광’ 푸틴은 이 클럽의 명예회장이다. 팀첸코는 또 러시아하키리그인 KHL 이사회 의장이자 상페테르부르크 하키 클럽 대표직에도 이름을 올렸다. 2003년에 스위스 제네바로 주거지를 옮긴 그는 핀란드 시민권도 갖고 있으며 지난해 로텐베르그 형제와 함께 핀란드아이스하키클럽 조커릿 지분을 사들였다. 핀란드와 러시아간 외교에 기여한 공로로 팀첸코의 핀란드 아내와 딸이 ‘우정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 달 초 153억달러에 달하던 팀첸코의 자산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된 최근 몇주 사이 20억달러로 줄었다.

로텐베르그 형제는 SMP은행과 국영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의 건설 협력사인 SGM그룹의 공동주주다. 형인 아르카디 로텐베르그(62)은 푸틴의 어릴적 친구다. 그의 동생인 보리스 로텐베르그(57)와 함께 푸틴의 유도 스파링 상대였다. 형은 SGM 지분 51%를, 도로건설회사 모스토트레스트의 지분 26%를, 모스크바 인근 셰레메티에보 공항의 터미널 공사를 도맡은 TPS아비어 지분 50%를 각각 보유한 자산가다.

그는 KGB가 한때 후원했던 하키클럽 다이나모 모스코바의 회장이자, 지난해부터 국제유도연맹 이사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핀란드 시민권 보유자인 보리스는 러시아유도연맹 부회장이며, 지난해 축구팀 FC다이나모 모스크바의 회장이 됐다.

미국 재무부는 형제가 이번 소치올림픽게임에서 파이프라인 등 공사 수주를 통해 약 70억달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이들의 자산은 팀첸코가 153억달러로 가장 많고, 아르카디 로텐베르그가 40억달러, 보리스 로텐베르그가 17억달러, 코발츄크가 14억달러다. 이들은 앞으로 미국이 사법권을 행사하는 지역을 여행할 수 없고 미국에 있는 자산이 동결되며, 미국 기업들과 사업을 할 수 없다. (헤럴드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