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매년 열리는 장례엑스포에 '자살 기계'가 전시돼 논란이 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15일 보도했다.
네덜란드는 전 세계에서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
호주의 안락사 활동가인 필립 니슈케 박사와 네덜란드의 알렉산더 바닝크 디자이너가 3D 프린터로 만든 '사르코'라 불리는 이 자살기계는 버튼만 누르면 죽음에 이를 수 있는 기계로 질소통이 들어 있는 석관과 한 세트를 이루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락사를 합법화하려는 그의 활동 때문에 '닥터 데스(death)'라는 별명을 가진 니슈케 박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죽고자 하는 사람이 캡슐에 들어가 버튼을 누르면 (캡슐 안이) 질소로 가득 차게 된다"면서 "죽으려는 사람은 약간 어지럼증을 느끼지만 급속하게 정신을 잃은 뒤 죽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르코는 사람들이 죽기를 원할 때 죽음을 제공하는 기계"라고 말했다.
니슈케 박사와 바닝크 디자이너는 이번 암스테르담 장례엑스포에 사르코 한 세트와 함께 가상현실안경을 함께 비치해 방문자들이 '사르코'에 눕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올해 연말까지는 완전하게 작동하는 사르코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후 이들은 이 자살 기계의 디자인을 온라인에 올려, 원하는 사람들이 언제든지 이를 다운로드해서 3D 프린터를 통해 자신이 사용할 기계를 만들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니슈케 박사는 "이는 (자살하려는 사람이) 철로에 뛰어드는 대신에 버튼을 누르기로 선택하는 것"이라면서 "언제 죽을지를 선택하는 것은 심하게 아픈 사람들만의 의학적 특권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라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의 생명을 소중한 선물로 받았다면 자신이 택한 시간에 선물을 버릴 수도 있어야 한다"고 강변했다.
이번 암스테르담 장례엑스포에도 수천 명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졌고, 많은 사람이 논란의 한 복판에 놓인 '자살 기계'를 둘러봤다고 언론들은 전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