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달 9일 오후 1시께 화성시 한 편의점 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여성을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하려던 20대 아르바이트생 A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카메라가 비출 수 있도록 고무장갑에 구멍을 뚫은 뒤 동영상 촬영 버튼을 누른 휴대전화를 넣어 여자화장실 용변 칸에 설치해 둔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여성은 고무장갑을 수상히 여겨 만져보던 중 휴대전화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2. 지난달 20일 오후 7시께 이천시 소재 게임장 안에서 여고생의 치마 속을 휴대전화로 찍고 달아난 40대 일용직 근로자 B씨가 검거됐다.
B씨는 전자오락을 하던 피해자의 곁에서 구경하는 것처럼 자연스레 행동하면서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는 이를 지켜본 다른 시민의 제보를 받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두 사람 모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어느덧 성큼 찾아온 더위에 옷차림이 한결 가벼워지면서 몰래카메라(이하 몰카) 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몰카 범죄는 무더운 여름철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발생한 몰카 범죄는 2014년 817건(450명 검거), 2015년 952건(643명 검거), 지난해 980건(830명 검거) 등 모두 2천749건이다. 해마다 발생이 늘고 있다.
이 기간 월평균 몰카 범죄는 6월 100건, 7월 109건, 8월 124건 등으로 매월 100건이 넘었다.
봄철(3∼5월 평균) 85건, 가을철(9∼11월 평균) 70.3건, 겨울철(12∼2월 평균) 30건보다 높은 수치다.
발생 장소별로는 지하철 역사 및 전동차 안이 668건(24.3%)으로 가장 많았고, 노상·유원지 377건(13.7%), 아파트·주택 296건(10.8%), 목욕탕·숙박업소 158건(5.7%), 상점·유흥업소 129건(4.7%), 학교 62건(2.3%), 사무실·의료기관·종교기관 48건(1.7%), 기타 1천11건(36.8%) 등이었다.
(사진=연합뉴스)
범죄 도구별로는 통계가 잡히지 않지만, 손목시계나 차 키, 휴대전화 케이스, USB 등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이는 휴대용품으로 둔갑한 몰카가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또 육안으로는 찾기 힘든 소형화한 카메라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여서 여성들의 불안감이 커진다.
지난 10일 전북 전주의 한 농협 여직원 탈의실에서 카메라가 달린 '시계형 몰래카메라'가 발견됐다.
경찰은 수사 끝에 같은 농협 직원이 몰카를 설치한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또 지난 3일에는 경남 김해시 공무원이 청사 내 여자화장실 쓰레기통에 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촬영하다가 적발됐다.
이 카메라는 검은 비닐에 숨겨져 있었고, 렌즈 쪽 비닐에 구멍이 뚫려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다음 달부터 '하절기 성폭력 범죄 예방 활동'에 돌입, 몰카 취약시설로 분류되는 물놀이 시설, 찜질방, 지하철역 등에 대한 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점검 시 전파와 렌즈를 감지할 수 있는 몰래카메라 탐지기를 동원, 어딘가 숨겨져 있을지 모르는 몰카를 찾아낼 계획이다.
또 몰카 경고문을 부착하고, 시설 관리 직원과 보안요원을 상대로 교육도 할 예정이다.
특히 7∼8월 들어서는 전국적으로 이슈가 된 '워터파크 몰카 사건'과 같은 몰카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물놀이 시설 등 피서지에 여성청소년수사팀을 투입해 순회 순찰하기로 했다.
몰카 범죄에 대한 시민 신고도 독려하고 있다.
몰카 범죄 신고 시 워터파크 몰카 사건처럼 조직적·반복적인 사건은 2천만원 이하, 영리 목적의 몰카 사건은 1천만원 이하, 일반적인 몰카 사건은 100만원 이하의 보상금이 심사를 거쳐 지급된다.
경찰 관계자는 "몰카에 찍힌 것으로 의심되면 관련자가 영상이나 사진을 지우기 전 신속히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좋고, 인상착의를 기억해두면 수사에 도움이 된다"며 "공중화장실 등을 이용하면서 의심스러운 위치에 있는 나사, 혹은 구멍이 보이면 112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