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shed : Nov. 12, 2020 - 10:39
고 이기을 명예교수 (연합뉴스)
지난달 별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시아버지인 고(故) 이기을 연세대 명예교수가 독립유공자로 등록된다.
12일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지난 3일 이 교수의 독립유공자 포상 대상자 선정 관련 안건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오는 17일 순국선열의 날에 유족에게 대통령 표창이 수여될 예정이다.
함남 북청 출신인 이 교수는 일제 말기 이른바 '중앙고보 5인 독서회' 사건에 가담했다. 5인 독서회는 이 교수 등 중앙고보 4학년생 5명이 1940년 민족정기 고취, 독립 쟁취를 목적으로 고(故) 최복현 선생의 지도 아래 만든 조직이다.
이듬해 여름방학에 한 학생의 연락 편지가 일본 경찰에 발각되면서 이 교수 역시 검거돼 함흥교도소에서 1개월 20여 일간 옥살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방 후 이 교수는 1943년 연희전문학교(연세대 전신) 상과에 입학했으나 그해 말 일본군 학병이 돼 일본에서 해방을 맞았다.
해방 후에는 1947년 연희전문, 1952년 연대 상경대를 졸업하고 1955∼1989년 연세대 교수로 재직했다.
고인은 생전인 지난 1983년에도 한 차례 독립유공자 포상 신청을 했으나 탈락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난 4월 신청서를 낸 지 7개월 만에 훈격이 결정됐다.
이는 지난 2018년 포상 심사 기준이 일부 완화된 데 따른 것이라고 보훈처는 설명했다.
기존에는 독립유공자 포상 최소 기준이 '수형(옥고) 3개월 이상 또는 독립운동 활동 6개월 이상'이어서 1개월가량 옥고를 치른 이 교수는 포상 자격에 해당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8년 광복절 계기 포상 심사부터는 '명백한 독립운동 사실 확인 시 최소 수형(옥고) 기준 완화'라는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아울러 중앙고보 5인회 사건 가담자(최복현 선생 포함 6명) 가운데 3명은 이미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았으며, 이번에 이 교수를 포함해 2명이 추가로 포상을 받을 예정이라고 보훈처는 덧붙였다. 나머지 1명은 포상 심사 과정에서 사후행적 불분명 등을 이유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지난달 13일 97세를 일기로 별세했으며, 이번에 훈격이 인정됨에 따라 유족은 매월 74만3천원의 보훈 급여를 받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