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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관중석 채운 마네킹이 '리얼돌'?

By Yonhap
Published : May 18, 2020 - 11:03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뚫고 개막한 프로축구 K리그가 무관중 경기 속 다양한 아이디어로 팬들을 즐겁게 하 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논란이 덮쳤다.

FC서울이 빈 관중석을 채우려고 동원된 마네킹이 여성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인 '리얼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문제의 상황은 17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광주FC의 K리그1 (1부리그) 2라운드 경기에서 벌어졌다.

리그 홈 개막전을 맞이한 서울은 분위기를 띄우고자 선수 등신대, 대형 현수막, 깃발 등을 세웠다.

무관중 경기로 개막하다 보니 휑한 관중석을 채우려 개막 이후 각 구장엔 팬들의 존재를 대신할 각종 수단이 등장했는데, 서울은 홈 서포터스석에 '리얼  마네킹'이라고 이름 붙인 마네킹 수십 개를 앉혔다.

 진짜 사람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 세워진 이 마네킹을 중계방송과 사진으로 지켜 본 팬들 사이에서 '리얼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 게 발단이었다.

마네킹이 든 응원 피켓 중 리얼돌 업체, 모델이 된 BJ의 이름이 나온 건 이런 주장을 뒷받침했다.

논란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서울 구단은 현장을 찾은 취재진에게 경기 후 해명에 나섰다.

"마네킹을 제공하는 업체가 수량이 부족하자 과거 BJ를 관리한 매니지먼트 업체에 제공했다가 돌려받은 샘플을 포함해 설치했는데, 피켓이 남아있는 것까지 확인하지 못했다"는 취지였다. 업체 관계자도 나와 자신들은 '프리미엄 마네킹'을 만드는 회사라고 주장했다.

이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이후에도 해명이 충분치 않다며 직접 설명과 사과에 대한 팬들의 요구가 빗발쳤고, 결국 서울 구단은 18일 새벽 소셜 미디어에 사과문을 올렸다.

서울은 "재질 등이 실제 사람처럼 만들어졌지만, 우려하시는 성인용품과는 전혀 연관 없는 제품이라고 처음부터 확인했다. A라는 회사에서 제작해 의류나 패션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이라고 소개를 받았고, 몇 번이고 성인용품이 아니라는 확인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다만 "A라는 회사에서 B라는 업체에 납품했던 마네킹을 돌려받아 이를 경기에 설치하는 과정에서 성인 제품과 관련 있는 B의 이름, 이들이 관리하는 특정 BJ의 이름이 들어간 응원 문구가 노출됐다"면서 "담당자가 세세하게 파악하지 못한 점이 문제였다. 이 점은 변명 없이 저희의 불찰"이라고 설명했다.

구단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재차 사과하며 대책 수립과 재발 방지 노력을 다짐했지만, 애초 외관부터 리얼돌로 의심될 수 있는 마네킹에 관해 확인과 검증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웠다.

구단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과문에는 '마네킹 자체가 문제인데 응원 문구 얘기만 하느냐', '설치하기 전 아무도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는 게 말이 되냐' 등 원성의 댓글이 18일 오전 현재 300개 넘게 달렸다.

이 경기에서 서울은 광주를 1-0으로 물리치고 K리그 개막 첫 승을 거뒀으나 선수단의 성과는 논란에 묻히고 말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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