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x News-연합뉴스)
미국 시카고대학 연구진이 "어떤 뉴스를 보느냐에 따라 세계적 대유행병에 걸릴 확률이 달라진다"는 내용의 논문을 내놓았다.
21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 등에 따르면 시카고대학 '베커 프리드먼 경제연구소'는 전날 공개한 '팬데믹 와중 잘못된 정보'(Misinformation During a Pandemic)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폭스뉴스 '해니티'(Hannity) 시청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할 확률이 '터커 칼슨 투나잇'(Tucker Carlson Tonight) 시청자에 비해 훨씬 높다"고 주장했다.
네 명의 공동 필진은 폭스뉴스의 두 간판 앵커 션 해니티와 터커 칼슨이 각각 진행하는 프로그램 애청자 그룹의 코로나19 초기 감염률 및 사망률이 크게 달랐다며 "두 진행자가 코로나19에 대해 보인 태도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이들은 두 프로그램의 방송 대본을 토대로 "칼슨은 지난 2월 초부터 코로나19 위협에 대해 경고했다. 그러나 해니티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2월 말부터 태도를 바꿨다"면서 "'해니티'는 지난 2월27일 '다행스럽게도 아직 미국에는 코로나19 사망자가 단 한 명도 없다'고 강조했으나, 칼슨은 이미 이틀전 '코로나19로 인해 미국에서 최대 100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두 프로그램의 시청자들이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비교 확인하기 위해 이달 초 55세 이상 폭스뉴스 시청자 1천4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카운티별 뉴스 시청 패턴과 코로나19 감염자 및 사망자 수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어 "설문 참가자 가운데 칼슨 투나잇 애청자는 3월 1일 이전, 해니티 애청자는 3월 1일 이후 코로나19 위협에 대응해 생활태도를 바꿨다"며 "3월 중순부터 눈에 띄는 차이가 나타났다. 3월14일 기준 해니티 시청률이 높은 지역의 코로나19 확진 사례는 칼슨 시청률이 높은 지역 보다 30% 가량 더 많았고, 2주 후인 3월28일 확인한 사망자 수는 21% 가량 많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3월 중순부터 해니티가 코로나19에 대한 입장을 전환하면서 그 차이가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폭스뉴스 측은 "이번 연구는 (논증에 유리한 사례만 선택하는) '체리 피킹'(cherry picking) 오류를 범하고 있다"면서 "무모하고 무책임할 뿐 아니라 사실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폭스뉴스 대변인은 "해니티는 초기부터 코로나19를 다뤘다. 이번 논문은 해니티가 지난 1월 말부터 미 국립보건원 산하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앤서니 파우치 박사 인터뷰를 전하는 등 시청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려 노력하고 우려와 경고를 반복한 사실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팬데믹 초기 언론이 대중의 행동에 어느만큼 영향을 미칠 수 있나"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라면서 "논문은 아직 미완이다. 작업 중인 논문을 출간하는 것은 경제학계 관례이고, 동료 학자들의 검토를 거쳐 전문 저널에 실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