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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성용이형, 보고 있죠?"…한마음으로 합작한 '16번 세리머니'

By Yonhap
Published : Jan. 23, 2019 - 09:34

한국이 골을 터뜨린 환희의 순간 선수들은 부상으로 팀을 떠난 옛 캡틴 기성용(뉴캐슬)을 잊지 않았다.

23일(한국시간) 바레인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전반 43분 첫 골을 기록한 황희찬(함부르크)은 골 세리머니 도중 황인범(대전)을 불러 나란히 섰다.

황희찬은 10개의 손가락을, 황인범은 6개의 손가락을 펴 카메라에 보였다.

펼친 16개의 손가락은 기성용의 등 번호인 16번을 뜻했다.

7일 필리핀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햄스트링을 다친 기성용은 열흘이 넘도록 재활에 집중했지만, 결국 부상이 악화하며 21일 두바이를 떠났다.

팀의 기둥 역할을 하던 기성용의 대표팀 하차에 선수들은 아쉬워하면서도 투지를 불태웠다.

황의조(감바 오사카)는 바레인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성용 선배는 팀의 중심이었고 후배들도 잘 따르는 선배였다"며 "선배에게 우승으로 보답하겠다"고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기성용은 한국의 두 번째 세리머니에도 등장했다.

연장 전반 추가시간 이용의 크로스를 받아 결승 헤딩골을 터뜨린 김진수(이상 전북)는 벤치로부터 기성용의 16번 유니폼을 받아 번쩍 들어 관중에게 보였다.

손흥민(토트넘)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또한 유니폼을 건네받아 펼쳐 보이며 환하게 웃었다.

이 두 번의 '기성용 세리머니'는 선수들이 사전에 준비한 것은 아니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자연스럽게 연출한 세리머니였다.

황희찬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기성용에 대해 "정말 존경하는 선수"라며 "모든 선수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경기장에서 성용이 형 생각이 더 나서 인범이와 경기장에서 바로 말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희찬은 기성용이 대표팀을 떠나기 전 동갑내기 황인범, 김민재와 기성용 방을 찾아가 작별 인사를 나눴다고 했다.

그는 "형을 대회에서 못 본다는 생각에 슬프고 힘들었다. 좀 더 얘기하고 싶은 생각에 찾아갔는데 형이 국가대표 선수로서 책임감이나 마인드 등 와닿는 얘기를 너무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기성용으로부터 주장 완장을 물려받은 손흥민도 "형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며 "아픈 상황에서도 훈련하고 뛰려고 노력하신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런 세리머니도 감동적이지만 아직 해야 할 것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제일 좋은 선물은 우승일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진수도 "(부상 하차가) 얼마나 큰 상처이고 아픔인지 알고 있어서 성용이 형 몫까지 열심히 하려고 했다"며 '기성용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만들어낸 '기성용 세리머니'와 함께 2골을 만들어낸 한국은 바레인에 연장 접전 끝에 2-1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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