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shed : Sept. 5, 2018 - 18:14
미인선발대회 '미스 잉글랜드'에 사상 처음으로 히잡을 쓴 무슬림 여성이 등장했다.
AFP 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중북부 노팅엄셔 켈햄 홀에서 열린 대회 본선 진출자 50명 안에 든 사라 이프테카르(20)가 그 주인공이다.
이전에도 무슬림 여성들이 대회에 참가했던 적은 있지만, 그들은 히잡 대신 스카프를 쓰는 수준이었다.
'미스 허더즈필드' 선발 당시 사라 이프테카르[인스타그램 캡처 (사진=연합뉴스)
허더즈필드대 법학과 학생인 이프테카르는 16살 때 의류사업을 시작했고 현재 메이크업 아티스트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파키스탄 전통의상을 입고 찍은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하는 '당찬' 여성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앞서 지난 7월 '미스 허더즈필드'로 선발된 이프테카르는 트로피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굉장한 경험이었고 잊지 못할 것"이라면서 "본선진출은 한 번도 생각한 적 없고, 평생 감사할 기회"라고 말했다.
이후 '미스 잉글랜드' 대회 과정에서는 참가 동기로 "아름다움에는 정의(定義)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몸무게나 인종, 피부색, 체형과 관계없이 모두가 각자의 방식대로 아름답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회조직위 대변인인 앤지 비즐리는 이프테카르의 출전에 대해 "미스 잉글랜드가 잉글랜드의 현재 상황을 보여준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 본선에서 왕관은 '미스 뉴캐슬' 출신의 엘리샤 코위에게 돌아갔다.
이프테카르 외에도 7월에는 모델 할리마 아덴이 처음으로 히잡을 쓰고 패션잡지 '브리티시 보그'의 표지모델로 나온 바 있다.
아덴은 과거 스카프를 쓰고 미인대회에 출전한 적이 있는데, 이 경험이 '무슬림 여성들은 억압받는다'는 말을 없앨 기회였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부 무슬림 여성들의 긍정적 모습에도 불구하고, 영국여성평등위원회에 따르면 차별과 이슬람혐오, 고정관념 등으로 인해 무슬림 여성이 영국사회에서 경제적 불이익으로 가장 고통받는 집단이라고 CNN은 덧붙였다.
지난달에는 영국 보수당 유력 정치인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이슬람 전통 복장인 부르카(머리에서 발목까지 덮어쓰는 통옷 형태)를 입은 여성을 '은행강도', '우체통'과 같은 단어로 묘사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