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오는 13일부터 22일까지 열흘 간 열린다.
이번 서울퀴어문화축제는 13일 라운드테이블 성격의 행사 ‘프리즘 오브 아트 PRISM OF ART: 인권, 문화 예술 속에서 피어나다’ (오후 7시~9시, 국가인권위원회)를 시작으로 14일 퍼레이드 (오전 11시~오후 7시, 서울광장), 15일 ‘레인보우 드레스 공식촬영’ 및 19일~22일 한국퀴어영화제 (대한극장)로 구성되어 있다.
행사에 앞서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9일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강명진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한채윤 서울퀴어퍼레이드 기획단장, 양은오 한국퀴어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참석했으며 이든 서울퀴어문화축제 운영위원이 사회를 봤다.
왼쪽부터 이든 서울퀴어문화축제 운영위원, 한채윤 서울퀴어퍼레이드 기획단장, 양은오 한국퀴어영화제 집행위원장, 강명진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사진=임정요 기자/코리아헤럴드)
올해 축제의 슬로건은 ‘퀴어라운드 (Queeround)’이다. 이 슬로건은 지난 4월 공모를 통해 선정되었으며, 성소수자를 이 사회의 객체로 취급하는 것을 거부하고 평등한 인권의 보장이 더 이상 미뤄지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와 함께 “당신의 주변(Around)에는 항상 우리-성소수자-퀴어(Queer)가 있습니다”, “이제 우리-성소수자-퀴어(Queer)의 라운드(Round)가 시작됩니다”라는 다층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14일 퍼레이드날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105개의 부스에서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으며 암스테르담에서 제작된 대형 ‘레인보우 드레스’ 전시를 구경할 수 있다.
레인보우 드레스란 동성애를 범죄로 처벌하는 세계 75개국의 국기를 엮어 만든 3.5미터 길이 드레스다. 이 국가들이 동성애를 처벌하지 않게 되면 해당 국기를 레인보우 깃발로 덮어 씌운다. 드레스가 온통 무지개 빛깔로 변하는 날이 오길 바라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예술가 4인이 작업한 예술 작품이라고 한다. 네덜란드 대사관 측에서 서울퀴어문화축제에 먼저 연락을 취해 왔고, 아시아에선 한국에서 처음으로 전시하게 된다. 축제기간 동안 예술작가 중 두 명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부스들의 경우 조계종, 성소수자 부모 모임, 각국의 대사관, 국가인권위원회 등이 참여해 이 행사가 위험하지 않고 공식적인 행사라는 것을 보여주며, 각 부스마다 프로그램이 겹치지 않고 장애인단체, 여성주의단체, 종교단체 등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선정되었다.
오후 2시부터 4시 반 사이에는 환영무대 공연이 있고, 그 후 바이크를 선두로 8대의 차량과 함께 을지로와 명동 일대로 4킬로미터 퍼레이드가 진행된다.
퀴어축제는 2000년 최초 열린 이래로 긍적적, 부정적 반향을 모두 불렀다.
강명진 조직위원장은 퍼레이드 중 물병을 건네는 등 응원을 보내는 이들이 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분들은 다른 사람들이 밖에서 무얼 하건 관심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서울 퀴어문화축제는 그런 변화를 위해 계속 개최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나눴다.
한채윤 기획단장은 “과거 길거리에 누워 막아서며 반대하던 이들이 이제는 문화적인 방식으로 반대의견을 표명한다”며 긍정적인 신호를 포착했다. 반면, “온라인 상의 많은 사람들은 퍼레이드에 와보지도 않고 인터넷 사진만 보고 비난하기도 한다”고도 말했다. 한 기획단장은 퀴어축제가 ’음란축제‘라며 비난하는 이들에 대해서 “한국의 다른 곳에선 ‘남근축제’, ‘고추축제’도 있다”고 말하며 현장의 일부분만 사진으로 찍어 유독 퀴어축제를 비방하는 것에 주의를 바랐다.
이든 운영위원 (좌), 한채윤 기획단장 (사진=임정요 기자/코리아헤럴드)
이든 운영위원은 “퀴어 축제 참여자들에게 ‘누가 때리면 그냥 맞아라’고 한다”며 “현장에서 사랑을 표현하는 쪽이 어디고 혐오와 폭력을 표현하는 쪽이 어딘지 보일거다”고 말했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강화하는 단체 및 단체에 속한 이들의 취재와 촬영을 제한하고 있다.
국민일보, 크리스천투데이, 1인 방송 Khtv는 취재와 촬영이 제한되었다.
임정요 코리아헤럴드 기자 (kaylal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