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shed : Sept. 7, 2017 - 17:34
[코리아헤럴드 여준석 기자] 북한 6차 핵실험으로 재부상한 ‘한국 전술핵 재배치론’에 주한미군 부사령관이 공식 반대했다. 미 현직 고위장성이 최근 붉어진 한반도 전술핵 배치론에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토마스 버거슨 주한미군 부사령관 겸 미7공군 사령관은 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서울안보대화(SDD)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과 한반도 안보’ 세션에서 “미국은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하자는 입장을 지지하지 않는다. 다만 최근 북한 핵실험으로 인해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하는 이들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7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국방부가 주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다자안보회의인 서울안보대화(SDD)가 열리고 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한반도 안보 비전`이라는 주제로 열린 본회의에서 임성남 외교부 1차관(맨 오른쪽)이 연설하고 있다. 이 본회의에서는 임 차관과 대니얼 러셀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토머스 버거슨 미 7공군사령관과 중국, 일본, 러시아의 민간 안보 전문가들이 참석해 북핵 문제 해법을 논의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두 차례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 도발에 이어 6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한국 보수층에서는 미국의 전술핵을 재배치해 북한의 핵위협을 억지하는 ‘공포의 균형’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자체적으로 핵무장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술핵 재배치 문제는 송영무 국방장관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송 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부정책과 다르지만, 북핵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술핵은 1950년대 주한 미군이 한국에 배치했지만 1991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모두 철수됐다. 이후 한국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고수해 왔고, 현 정부 또한 “전술핵 재배치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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