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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버렸으나 죽이지 않았다"…뻔뻔한 주부 납치범

By 임정요
Published : July 4, 2017 - 13:36

골프연습장에서 40대 여성을 납치·살해한 혐의로 공개수배 6일 만에 검거된 심천우(31)·강정임(36·여)은 경찰 조사에서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전에도 비슷한 범행을 3∼4회 계획한 사실과 자신들을 추적하던 경찰을 피해 야산에 숨어 있다가 택시와 시외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부산, 대구로 이동한 뒤 서울로 도주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4일 수사결과 중간발표에서 지난달 24일 A(47·여)씨를 납치·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핵심 피의사실인 A씨 살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일규 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이 4일 오전 서부경찰서 대회의실에서 '골프연습장 주부 납치·살해 사건'과 관련된 수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심천우가 혐의 자체를 부인, A씨가 어떻게 숨졌는지는 물론 왜 A씨를 살해했는지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A씨 시신을 유기하고 금품을 빼앗은 사실은 인정했다.

경찰은 이들이 A씨를 살해하지 않았지만 시신을 유기하고 금품을 빼앗았다는 진술은 앞뒤가 맞지 않아 거짓말인 것으로 보고 계속 사실관계를 추궁할 방침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확보한 폐쇄회로(CC)TV, 앞선 검거된 공범 심모(29)씨 진술 등을 미루어보면 살해 당시 조력자나 목격자는 없을 확률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또 이들이 A씨를 납치·살해하기 전에도 다른 이들을 대상으로 동일 수법의 범행을 수차례 준비했다고 밝혔다.


임일규 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이 4일 오전 서부경찰서 대회의실에서 '골프연습장 주부 납치·살해 사건'과 관련된 수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올 4월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남성을 대상으로 한 납치 범행을 지인에게 제의했으나 거절당했다.

같은 수법의 범행을 다른 지인 2명에게도 각각 제의했으나 마찬가지로 거절당했다.

이들이 꾸민 계획은 A씨 납치·살해와 마찬가지로 범행 대상을 납치한 뒤 범행 차량이 앞서고 피해자 차량이 뒤따르는 식으로 도주하는 것이었다.

또 한 번은 달리는 차량을 들이받은 뒤 범행을 시행하려 했으나 해당 차가 너무 빨리 달려 실패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이들이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경찰 조사 결과를 뒷받침한다.

범행 이후 이들의 도주 경로도 일부 추가 확인됐다.

심천우와 강정임은 27일 오전 1시 20분께 함안군 가야읍 검암리에서 차를 버리고 도주한 뒤 야산에서 2시간 정도 숨어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다음 산에서 내려와 산인터널을 통과해 남해고속도로로 이동하던 중 정차해 있던 트럭을 발견, 기사에게 "5만원을 줄 테니 부산까지 태워달라"고 했다.

부산 주례 쪽으로 온 이들은 당일 오전 모텔에 투숙한 뒤 새 옷을 사 입고 한동안 부산 일대를 배회했다.

이후 택시를 타고 오후 7시께 대구에 도착한 이들은 모텔에 투숙한 뒤인 28일 아침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갔다.

경찰은 검거된 심천우와 강정임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밖에 심천우에게 카드 빚 2천600여만원이 있으며 범행 전 케이블 타이와 마대자루를 준비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애초 추정처럼 금품을 노린 계획범죄일 가능성이 크다"며 "살해 방법·범행 동기 등에 대해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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