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서 금메달만 23개를 목에 건 마이클 펠프스(32·미국)의 별명은 '펠프스'와 '피시(fish)'를 결합한 '펠피시'다.
아가미도 없이 물에서 경이적인 능력을 보여주는 펠프스에게 경의를 드러낸 별명인 셈이다.
인간을 상대로는 물에서 모든 걸 이룬 펠프스는 이제 '바다의 왕자' 백상아리와 대결에 나선다. 디스커버리채널은 '샤크 위크'라는 프로그램에서 내달 23일 펠프스와 백상아리의 대결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상식적으로는 펠프스가 백상아리를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
펠프스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 세운 세계기록 1분42초96을 기준으로 하면 평균 시속은 7㎞였다. 전성기였던 2010년에는 최고 시속 9.7㎞를 찍었다.
이에 반해 백상아리의 최고 시속은 40㎞를 훌쩍 넘고, 평균 시속도 30㎞에 육박한다. 동일한 조건에서 같은 거리를 헤엄치면 제아무리 펠프스라도 백상아리를 이길 수 없다.
펠프스와 백상아리의 대결 방식은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디스커버리채널 관계자는 BBC와 인터뷰에서 "펠프스가 백상아리와 올림픽 정규 코스(50m 롱코스)에서 대결하는 게 아니라는 것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간과 야생 동물의 대결은 끊임없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제다.
미국 폭스TV는 2003년 주제와 특수 조건을 정해놓고 인간과 야생 동물이 겨루는 '인간 vs 야수'라는 TV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 숀 크로퍼드(미국)는 기린과 100m에서 승리했지만, 얼룩말을 상대로는 패했다.
당시 얼룩말은 100m를 9.9초에 주파했지만, 크로퍼드는 자신의 최고 기록에 한참 못 미치는 10.8초에 골인했다.
또한, 일본 출신 '푸드 파이터' 고바야시 다케루는 코디악 베어와 핫도그 먹기 대결에서, 스모 선수는 오랑우탄 암컷과 줄다리기 대결에서 졌다.
펠프스가 자신의 SNS에 공개한 백상아리와 훈련 모습. (사진=펠프스 인스타그램 캡처)
인간이 동물보다 앞서는 건 지구력 정도다. 인간이 장거리 달리기로 말을 이기는 걸 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매년 6월이면 영국 웨일스 슬란티드 웰스에서 '인간 vs 말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약 35㎞의 험로를 달리는 이 대회에서 2004년과 2007년 두 차례 '인간 대표'가 승리했다.
인간이 지구의 지배자가 된 것은 압도적인 신체 능력이 아닌 두뇌 덕분이었다.
그러나 육체적 능력에서까지 한계를 넘어서려는 인간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