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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즈트리 논란 “예술 표현의 자유 vs 이해하기 힘든 공공 미술”

By 김다솔
Published : May 23, 2017 - 16:45
국내 최초의 공중 정원이라는 콘셉트로 만들어진 ‘서울로 7017’이 지난 토요일 개장했다.

‘서울로 7017’이 개장하면서 서울역 광장에 설치된 조형물 ‘슈즈 트리’(Shoes Tree)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슈즈트리는 세계적 정원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황지해 작가의 재능 기부 작품으로, 버려진 신발 3만 켤레로 만들어졌다. 폐기될 신발에 예술적 가치를 부여해 우리의 소비문화를 되돌아 보는 취지이다. 


슈즈트리를 설치한 정원 디자이너 황지해 작가가 코리아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다만 몇몇 시민들은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서울시가 도심 속 공공미술 작품의 가치를 발굴하고 시민들이 직접 개선점을 찾아 제안한다는 취지에서 운영하는 서울시 공공미술 시민 발굴단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서울시 에너지 복지사로 일하는 김귀리 (49)씨는 “공공미술 작품이 시민들에게 줄 수 있는 즐거움이나 힐링을 (슈즈트리에서) 찾기 힘들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아트 저널리스트로 일하는 조숙현 씨는 “공공미술 작품이라면 남녀노소에서 공통으로 어필할 수 있는 가치를 주어야 하는데, 좀 더 주변 환경에 잘 어울리고 조화로운 작품으로 구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공공미술 작품이라면 사전에 시민들에게 의견을 묻고 설치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반면 일부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한 젊은 관객들은 서울역 광장에 설치된 작품 앞에서 스스럼없이 사진을 찍고 즐기기도 했다.

미술학을 전공한 서울에 사는 김 모씨는 “미술이 항상 아름다운 것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예쁘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이 아니어도 미술 작품이 지니는 의미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공공미술 시민발굴단 참가자가 서울로7017에 설치된 슈즈트리를 살펴보고 있다.


황 작가 역시 설치 이전부터 이어져 온 논란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하이힐이든, 어린 아이 신발이든, 구두이든, 이 작품에 쓰인 신발들은 삶의 자취를 지닌다는 의미에서 작품이 시민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코리아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공공미술로서의 슈즈트리가 주는 의미도 설명했다.

“서울역 광장은 어떤 이에게는 만남이자 이별의 공간이고, 노숙자들과 수많은 여행객이 오가는 곳이기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를 작품을 통해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작품이 공식적으로 공개되기 전에 일어난 흉물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작품이 온전히 완성되고 꽃과 풀이 심겨진 후에 평가해도 늦지 않은데, 작품을 설치하는 도중에 미리 보도가 된 점은 매우 안타깝다”며 쓰레기 논란에 대해서도 “작품을 바라보는 하나의 관점으로 여기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슈즈트리는 20일부터 28일까지 전시되며 29일 전면 철거된다고 말했다.

코리아 헤럴드=김다솔 기자 (dd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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