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shed : Feb. 21, 2017 - 15:36
전북 전주의 한 대학교에 합격한 신입생 A씨는 입학 면접을 치른 지난 12일 황당한 일을 겪었다.
A씨는 면접을 마치고 단과대학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한 남성이 다가왔다.
그는 '면접은 잘 봤느냐'는 인사말로 A씨의 경계를 풀었다.
남성은 '나도 이 학교 출신이다. 종교는 있느냐'고 묻고서 학과생활을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A씨의 연락처를 요구했다.
(사진=연합뉴스)
거절을 못 하는 성격인 A씨는 결국 연락처를 건넸다.
이후 남성은 '집엔 잘 들어갔느냐. 기숙사 꼭 신청하라'며 A씨에게 전화로 조언했고, 대화 끝에는 종교 이야기를 항상 곁들였다.
수상한 낌새를 챈 A씨는 '만나서 성경공부를 함께하자'며 노골적으로 접근하는 그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
대학가에 종교 단체의 활동이 왕성해지자 '수상한 포교 활동'에 대한 경계령이 내려졌다.
이 대학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수상한 종교 단체의 꾐에 넘어갈 뻔했다'는 신입생과 재학생 제보가 잇따랐다.
특히 수년간 대학생활을 한 재학생들은 신입생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종교 단체의 접근 유형'을 상세히 적기도 했다.
아직 청소년 티를 벗지 못한 어리숙한 신입생이 포교 활동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누리꾼은 아동구호단체를 빙자한 특정 종교의 연락처 수집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보육원 아이들에게 위로의 말을 남겨달라'는 구호단체의 말을 믿고 편지를 썼다. 하단에 연락처도 적어 달라고 했다"며 "연락처는 안 적어도 되는데 아이에게 연락이 올 경우 답장하는 용도라고 하길래 적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단체 관계자는 '아이로부터 편지가 도착했다'며 만남을 요구했고, 주변에 알아보니 특정 종교 단체의 '전형적 수법'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며 학생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이밖에 "2인 1조로 움직이며 '인상이 좋으시네요' '영상 하나만 보고 가세요' 등의 말을 걸어오는 사람은 피하고 봐야 한다"는 글도 있었다.
피해가 잇따르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대학 내 비정상적 포교 활동에 대한 경계를 주문했다.
한기총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학내에서 전도하는 사람들은 타인에게 종교 유무를 묻고, 종교에 관심이 있다면 스스로 찾아올 수 있도록 연락처는 남긴다"며 "연락처를 먼저 묻거나 사적인 만남을 요구하고 종교시설 밖에서 성경공부를 하자는 사람들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종교 활동 의사가 없다면 연락처를 건네지 않아야 한다"며 "신앙을 갖고 싶다면 학내 교목실 등을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