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저녁(현지시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Supreme Leader)를 면담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이란에서 가장 높은 성직자인 '아야톨라' 지위를 가진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를 면담하고 양자관계 발전 방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는 신정(神政) 일치 국가인 이란에서 절대권력을 보유한 통치권자로, 이번 면담은 양국 관계 발전을 상징하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연합)
박 대통령은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와의 면담에 앞서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하는 등 이날 하루에만 이란 권력서열 1·2위를 모두 만나 양국 협력의 기반을 다졌다.
박 대통령은 로하니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선 양국 경제협력 확대에 합의하는 한편,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통일 원칙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
또한, 양국은 1962년 수교 이래 최초로 채택한 공동성명에서도 핵확산방지조약(NPT) 및 비핵화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하는 한편, 핵무기 개발은 절대 안보를 강화할 수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그런 만큼 박 대통령은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와의 면담에서 정치, 경제 등 양국 실질협력 방안과 더불어 북핵 문제와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면서 북핵 불용 및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는 1989년 5월 당시 이란 대통령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던 만큼 박 대통령과 하메네이의 면담은 대북 압박외교에서 상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란은 1980∼88년 이라크전 당시 북한에서 26억 달러 상당의 무기를 도입한 것을 계기로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고, 체제상의 유사성, 반미·반제국주의 노선 공유 등을 통해 정서적·이념적 우호관계를 유지해왔다.
무엇보다 이란 핵프로그램에 대한 북한의 지원설이 계속 제기돼온 가운데 최근 국제사회의 관계개선에 나선 이란은 대외적으로는 자체 군사기술 보유를 강조하면서 북한과의 군사협력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또한, 이란은 핵문제와 관련해 NPT를 탈퇴하고 수차례 핵실험을 실시한 북한과는 처한 상황이 다르다며 모든 핵무기에 반대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