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신자가 압도적 다수인 태국에서 부처와 일본 만화 캐릭터인 울트라맨을 합친 그림을 놓고 불교에 대한 모욕이냐 아니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10일 온라인 매체 카오솟 등에 따르면 지난주 방콕 시내 한 쇼핑몰에서 열린 그림 전시회에서 한 대학생의 그림 4점이 논란을 불러왔다.
울트라맨 부처` 그림들(빠리나 끄라이쿱 의원 페이스북)
일본 유명 만화 캐릭터인 울트라맨의 몸에 부처의 얼굴을 한 캐릭터가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그림들이었다.
이 학생은 SNS상에서 논란이 커지자 "주변 유혹을 물리치고 인류를 악으로부터 보호해 평화를 유지하는 울트라맨과 같은 영웅으로 부처를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공개 사과를 했다. 그림은 철거됐다.
그러나 연립정부를 이끄는 팔랑쁘라차랏당 빠리나 끄라이꿉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근래 우리의 전통, 법원, 왕실 그리고 이제는 불교에까지 이상한 일들이 생기기 시작한다"면서 "이 학생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티뽄 쿤쁠렘 문화장관도 "이 그림들은 불교도들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면서 "창작의 자유라는 건 알지만, 종교에 대한 조롱이라는 점에서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콘 랏차시마주의 위치엔 찬타라노타 주지사는 주(州) 내 모든 교육기관에 학생들의 작품이 대중에 공개되기 전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불교 신자이자 저명한 디자이너인 찰렘차이 코싯삐빳은 "부처의 머리를 사탄과 같은 악인이 아니라 울트라맨과 같은 최고의 도덕적인 캐릭터에 올린 것인데 뭐가 문제인가"라고 반문하고 "이 그림을 종교에 대한 모욕으로 보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고 반박했다.
찰렘차이는 "그림을 그린 학생에게 사과하도록 한 것은 이 나라 젊은이들의 창의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아무도 감히 그들의 창의력을 드러내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승려인 프라 빠이완 와나붓도 페이스북에 "이 기묘한 이미지 뒤에 있는 것을 볼 것을 청한다. 이 화가는 무엇을 나타내려 하고 있는가"라면서 "그림을 그린 이의 의도를 고려하지 않고 이미지만 보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태국은 불교가 국교는 아니지만, 인구의 95% 이상이 불교 신자인 나라로, 헌법도 불교를 보호하고 옹호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종교인에 대한 모욕은 최대 징역 7년 형에 처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