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23일 한국 공군이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군용기에 경고사격을 한 것과 관련해 독도의 일본 영유권을 주장하며 '한국이 아닌 일본이 대응해야 할 일'이라는 취지의 도발적인 발언을 했다. 고노 외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우리나라(일본) 고유의 영토이므로 영공침범을 한 러시아에 대해서는 우리나라가 대응할 일"이라고 억지 주장을 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이 그것(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주변 비행)에 대해 무언가 조치를 행하는 것은 일본 정부의 입장과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한국 측이 취한 조치는 우리나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어서 한국 측에 그런 취지의 항의를 했다"고 밝혔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AP-연합뉴스)
고노 외무상은 기자회견에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과 관련해 "한국 측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상황에 변함은 없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도 양국 사이 민간 교류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정부 사이에서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해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국민들 사이의 교류가 제대로 계속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은 일본이 지난 4일 '수출 규제 강화'라는 보복 조치를 단행한 뒤 한일 관계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양국 사이 민간 교류 사업이 잇따라 중단되는 가운데 나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돗토리(鳥取)현은 이날 강원도와 함께 다음달 27~30일 한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한일 수산 세미나'가 강원도 측의 요청으로 무기한 연기됐다고 발표했다.
돗토리현과 강원도는 연례행사로 두 지역을 오가며 이 세미나를 열어왔는데, 올해는 20회째 행사가 개최될 예정이었다.
앞서 최근 들어 한일관계 악화를 이유로 전남 나주시와 일본 돗토리현 구라요시시(市) 사이의 홈스테이 교류 사업, 경남 거제시와 후쿠오카(福岡)현 야메시(市) 사이의 청소년 교류, 강원 횡성군과 일본 돗토리현 야즈초(八頭町) 사이의 어린이 방문 교류 일정이 취소된 바 있다.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 수가 줄어들면서 일부 저비용항공사(LCC)는 양국간 항공편 운항 중단을 결정하기도 했다.
티웨이항공은 일본 정부가 보복 조치를 시행한 후 일본의 오이타(大分)현, 구마모토(熊本)현, 사가(佐賀)현과 한국 도시를 잇는 노선의 항공기 운항을 8~9월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