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정상들은 함부르크 엘브필하모니에서 함부르크 필하모닉 주립 관현악단의 연주를 감상했는데, 이때 '돌발 상황'이 펼쳐졌다.
사연은 이렇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와 함께 이 공연장에서 가장 좋은 로열석을 배정받아 입장했다. 이들을 바라본 위치에서 왼쪽부터 마크롱 대통령 부부, 트럼프 대통령 부부, 문 대통령 부부 순이었는데 선 자세에서 갑자기 트럼프 대통령이 왼팔을 옆으로 길게 뻗더니 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지나 문 대통령의 손을 대뜸 잡았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었지만 이미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을 쌓았던 문 대통령은 환히 웃음을 지었다.
여기에 뒷얘기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측에 있던 마크롱 대통령이 기후변화 협약인 파리협약 탈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맹비난한 이후라 두 사람은 눈도 마추치지 않는 냉랭한 분위기였는데 그게 공연장까지 이어졌다.
어색해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친밀도가 높아진 문 대통령의 손을 불쑥 잡으면서 어색한 상황을 무마하려 했고, 이는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세 정상 부부가 공연장에 입장해 자리에 서자 관중들의 큰 박수가 이어졌고,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행동에 또다시 박수가 터져 나온 것이다. 하지만 당시 관중들은 이게 어떤 상황에서 벌어진 일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이 광경을 옆에서 지켜본 마크롱 대통령은 어이가 없다는 듯 크게 웃어넘겼고, 바로 뒷자리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를 지켜봤다.
이 장면이 담긴 동영상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게재돼 있다.
어쨌든 이런 풍경 자체가 짧은 기간 두 차례의 한미 정상 간의 회담 성과가 적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재미있는 사연은 또 있다. 당시 콘서트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각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각했다는 것이다.
애초 문 대통령 부부 옆자리로 자리가 배정됐던 푸틴 대통령 부부가 음악회가 시작한 뒤 현장에 도착하는 바람에 지정석에 앉지 못하고 결국 뒤에 있던 빈자리에 앉아야 했다. '가장 좋은' 로열석에 프랑스·미국·한국·러시아(좌측부터) 정상 부부가 앉아야 했지만, 결과적으로 세 정상만 그 자리를 차지한 셈이 됐다. (연합뉴스)
